델리주 부총리, 부패 혐의로 전격 체포…야당 "더러운 정치" 반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내년 총선을 앞둔 인도에서 야권 고위 인사가 부패 혐의로 체포되자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에서 발생했다.
28일(현지시간) NDTV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인도중앙수사국(CBI)은 지난 26일 마니시 시소디아 델리주 부총리를 체포했다.
CBI는 델리주 정부의 술 판매 허가 정책과 관련해 시소디아 부총리가 부패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델리주 정부는 지난해 당국이 보유한 술 판매권을 민간 업자에게 대폭 이양하는 제도를 도입했다가 철회했는데 이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CBI는 "시소디아는 답변을 피하는 등 관련 증거 앞에서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체포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소디아 부총리는 자신과 관련한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주 총리와 함께 델리주 집권당이자 연방의회 야당인 보통사람당(AAP)을 이끌고 있다.
특히 케지리왈 주총리는 내년 총선에서 3연임을 노리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강력한 대항마로 여겨진다.
AAP는 지난해 3월 북부 거점 지역 펀자브주 의회 선거에서 승리하며 전국 정당으로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시소디아 부총리가 전격 체포되자 케지리왈 주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시소디아는 죄가 없다"면서 "그를 체포한 것은 더러운 정치"라며 거칠게 당국을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AAP 지지자 수천 명은 전날 뉴델리, 뭄바이, 찬디가르, 보팔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도 벌였다.
정치 전문가 사이에서는 힌두민족주의 성향의 모디 정부가 총선이 다가오자 지지 세력 결속을 위해 야권과 무슬림 등 소수 집단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국은 지난달에는 모디 총리를 비판한 BBC방송 다큐멘터리의 온라인 유통을 막았고 이 영상을 관람하려던 대학생들을 집단 체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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