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세계 1위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 화웨이는 미국이 5G 네트워크 장비 시장을 장악한 중국에 맞서 오픈랜(개방형 무선 접속망) 전환을 추진하는 데 대해 "개방적 태도를 갖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정쥔 화웨이 아시아태평양대외협력홍보 부문 부사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에서 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아태 지역을 기준으로 기본적으로 중국 정부도 오픈랜 부분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술에서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웨이 측이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에서 '개방적', '중립적' 태도를 언급한 것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오픈랜 전환 추진을 대세로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5G는 중국이 주도권을 거머쥐고 있다. 세계 5G 특허 보유 1위(15.4%) 기업인 화웨이를 포함해 중국의 5G 장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절반에 육박한다.
하지만 차세대 네트워크 전쟁에서는 미국이 중국을 고사시키겠다는 전략이 확고하다. 미국은 6G 주도권 선점을 목표로 특정 회사 장비를 쓰지 않아도 네트워크 접속이 가능한 오픈랜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장 부사장은 "솔루션 경쟁력은 사실 시장에 달려있지만, 기술적인 부분은 모두 국제표준을 기준으로 하므로 개방적 태도로 표준에 따르려 한다"고 덧붙였다.
장 부사장은 "미·중 (기술) 갈등 부분에는 정치적 이유도 어느 정도 있어서 우리가 한계를 가진 부분이 있다"며 "전반적인 사업 방향성이 조금 변할 수 있는데 디지털 파워, 자율주행, 클라우드 쪽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부사장은 화웨이 장비가 정보 유출 가능성 등으로 한국 소비자 신뢰도가 낮다는 지적에 대해 "다른 국가에서 상황을 봤을 때 신뢰도 부분에 영향을 받아서 협력을 중단하는 일은 많지 않다"면서 "MWC에서도 전시했지만, 유럽 국가들을 포함한 여전히 많은 고객과 기술 및 사업 협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웨이 장비에 정보 감시가 가능한 백도어가 탑재됐다는 의혹 등에 대해 "증거가 없기 때문에 실체가 없다"면서 "중국 본사에도 장비와 소스 코드 등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고객 요청 사항에 따라 투명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과 한국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어 경쟁보다는 서로 협력·보완하는 관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디지털 전환 등에서 한국과 교류가 확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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