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란의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서 핵무기 제조 수준에 버금가는 농축도를 지닌 고농축 우라늄 입자가 발견됐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8일(현지시간) 밝혔다.
IAEA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가 회원국들에게 배포된 사실을 확인했다.
IAEA는 지난 1월 테헤란에서 서남쪽으로 90㎞ 떨어진 포르도 지하 핵시설을 조사할 당시 채취한 샘플에서 농축도가 최대 83.7%에 이르는 고농축 우라늄 입자를 발견했다고 보고서에 적었다.
핵무기에 사용하는 우라늄의 농축 수준이 90%라는 점에 비춰 이번에 발견한 우라늄 입자의 농축도는 사실상 핵무기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른 상태라고 IAEA는 설명했다.
이는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가속한 결과로 추정된다. 이란이 2015년 미국 등과 체결했던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는 3.67% 이상으로는 우라늄을 농축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나 미국이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하자 이란은 2019년 5월부터 단계적으로 핵합의 조항의 이행 범위를 축소했으며, 원심분리기를 가동해 우라늄 농축도를 높여왔다.
지난해 IAEA가 1분기 보고서를 낼 당시만 해도 이란의 우라늄 농축 수준은 60% 정도였다.
IAEA는 이번 보고서에서 이란 측이 83.7%의 고농축 우라늄 입자 발견 사실에 대해 "의도하지 않은 농축 수준 변동이 발생했을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고 썼다.
핵시설 내 고속 원심분리기 수백 개를 연결하는 설비인 캐스케이드를 작동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농축도가 높아진 우라늄 입자가 나왔을 수는 있지만 의도적으로 공정을 만들어 농축도를 올리지 않았다는 취지다.
IAEA는 보고서에서 83.7%의 고농축 우라늄 입자가 나온 경위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이란 측과 논의 중이며 향후 검증 강도를 더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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