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국경 길이 1천340㎞…"징병 피해 넘어오는 러시아인 막기 위한 조치"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핀란드가 징병을 피해 자국으로 넘어오는 러시아인 등을 막기 위해 러시아와의 국경에 200㎞짜리 철조망 울타리를 친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핀란드 국경수비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산림 정리와 지형 공사에 착수했고 3월에 도로 공사와 울타리 설치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경수비대는 남동부 이마트라의 국경 교차로 3㎞ 구간에 시범적으로 설치하고 있는 울타리가 오는 6월 말에 완공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1천340㎞ 길이의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 중 200㎞에 3m 넘는 높이의 울타리를 세우고 그 위에 철조망을 친다는 계획이다.
경계가 필요한 일부 지역에는 야간 투시 카메라와 조명, 확성기를 설치해 경계 태세를 높인다.
이같은 울타리 설치 계획에는 총 3억8천만 유로(약 5천3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현재 양국의 국경에는 가축이 헤매다가 국경을 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제 울타리가 주로 설치돼 있다.
핀란드 정부는 작년 7월 러시아가 이주민들을 핀란드에 대한 정치적 압박 카드로 쓸 수 있다며 국경수비법 개정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경 강화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되는 것을 피하려는 러시아인들의 유입을 막는다는 목적도 있다.
실제로 작년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하기 위해 예비군 부분 동원령을 발동했을 때 많은 러시아인이 핀란드 국경을 넘었다.
핀란드 군 관계자는 작년 11월 AFP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안보 상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며 "러시아 영토에서 대규모 불법 입국을 막기 위해 국경 울타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핀란드 외에도 러시아와 인접한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폴란드 등도 국경 강화에 나섰거나 강화할 계획이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 불안감이 커지자 작년 5월 중립국 지위를 포기하고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현재 나토 30개국 가운데 튀르키예와 헝가리가 이들의 가입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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