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선에 화재…안전 시스템 가동으로 정전 발생 추정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원자력발전소 인근 고압선에 불이 나 국가의 절반가량이 대규모 정전을 겪었다고 블룸버그·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저녁 부에노스아이레스, 산타페, 코르도바, 멘도사 등 4개 지역에는 최소 2시간 동안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정전으로 일부 학교와 회사가 문을 닫고 지하철, 신호등 등 각종 시설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에어컨, 선풍기 등 냉방 가전 이용도 불가능해지면서 한여름 밤에 폭염에도 그대로 노출됐다.
영국 BBC방송은 정전의 피해자가 수백만 명에 이르며, 아르헨티나의 거의 절반이 정전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정전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위치한 '아투차Ⅰ 원자력 발전소' 근처의 고압선에 불이 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전에 직접 연결된 고압선에 화재가 발생하자 안전 시스템이 자동으로 개입해 전력 송출을 즉각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아투차Ⅰ 외 엠발세 등 다른 주요 원전도 가동을 멈춘 것으로 파악됐다.
아르헨티나 에너지부는 엔지니어들이 화재로 훼손된 송전선을 수리하고 있다면서 현재 전력 공급이 조금씩 재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화재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블룸버그는 아르헨티나가 몇 주 전부터 시작된 폭염으로 전력망 과부하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날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기온은 섭씨 37도까지 치솟았으며 각 지역 가정과 기업에서 에어컨을 가동해 전력 사용량이 급증한 상태였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고질적인 전력망 투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언제든 정전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2019년에도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에서 전력 시스템 문제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 최소 4천800만 명이 불편을 겪은 바 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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