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당, 양안 긴장 관계 부각…차이 총통 "의도적 국민 오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이 중국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집권 민진당에 대해 자극적인 공세를 취하자 차이잉원 총통이 발끈했다.
4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국민당은 최근 '투표 민진당, 자녀 전쟁터로'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들을 곳곳에 내걸었다.
대만 독립을 지향하며 중국과 맞서면서 미국과는 군사·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긴장이 고조하는 가운데 중국이 무력 통일 불사론까지 제기하는 상황을 부각해 민진당에 대한 민심 이반을 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대만은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중국이 대대적인 대만 포위 군사훈련을 하는 등 군사적 위협에 나서자 작년 말 전시 상황에서 예비군 동원 훈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인 '국방부 전민방위동원서'를 출범시켰다.
또 내년 1월부터 군 복무 기간을 4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하기로 했으며, 올해부터 여성 제대 군인의 자발적인 예비군 훈련도 허용했다.
대만 남성의 의무 군 복무 기간은 과거 2∼3년이었다가 2008년 1년으로 단축됐고, 국민당 마잉주 정권 시절인 2013년에는 4개월간의 군사훈련만 받는 것으로 조정됐다.
국민당의 현수막 공세와 관련, 차이 총통은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국민당이 의도적으로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대만 정부는 자녀들을 전쟁터로 내보내지 않을 것이며 대만을 침범하려는 사람들이 경거망동하지 못하도록 국방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만은 지난 몇 년간 국방 개혁을 통해 전력을 강화했으며, 세계 민주 국가들이 갈수록 더 많이 대만을 지지하고 있다"며 "자위력을 높이고, 대만의 친구들이 더 많이 신뢰하고 지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우리가 더 굳건해지고, 단결할수록 세계가 대만을 지지하고, 대만이 더 안전해질 것"이라며 "대만 민중들은 국군을 믿고 단결할 것"을 촉구했다.
내년 1월 실시하는 총통 및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외교와 국방 문제 등을 둘러싼 민진당과 국민당의 공방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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