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도 낮은 데다가 '反트럼프 후보' 난립 우려해 출마 포기한듯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의 '잠룡' 중 한 명으로 거론되던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주지사가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저격하며 내년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호건 전 주지사는 이날 뉴욕타임스(NYT) 기고문과 CBS 방송 인터뷰를 통해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공화당 경선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와 결혼해 '한국 사위'로도 불리는 호건 전 주지사는 NYT 기고문에서 "단지 경험을 위해 내 가족이 또 한 번의 힘든 선거 캠페인을 겪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책을 팔거나 (차기) 행정부에서 내 자리를 만들기 위해 대통령에 출마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난 오랫동안 공화당에서의 내 미래보다 공화당의 미래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이야기해왔다. 이것이 바로 내가 대선 경선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공화당 내 중도파로 분류되는 호건 전 주지사는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며 당내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혀왔다.
호건 전 주지사는 이 날도 "공화당 유권자들은 드라마에 질렸고 새 리더십에 열려 있다"면서 "공화당의 미래를 낙관하지만, 다음 선거에 대해선 깊이 우려한다. 우리는 트럼프를 대선 후보로 내세워 4연속 선거 패배를 당할 여력이 없다"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격했다.
이어 그는 "다시 한번 성공적인 집권 여당이 되기 위해선 우리는 트럼프와 결별해야 한다"면서 "공화당에는 잠재력 있고 유능한 지도자들이 있지만, 나까지 가세해 트럼프가 다시 대선 후보직을 차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다수의 후보군이 난립한 상황에서 자신까지 출마해 반(反)트럼프 표가 분산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손쉽게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염려해 불출마를 결정했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외에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기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와 페리 존슨이 공식 참전했고,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 의원,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시사 등도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경선 구도와 관련해 호건 전 주지사는 CBS 인터뷰에서 "지금 트럼프와 디샌티스가 최상단에서 모든 산소를 빨아들이고 모든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면서 "나머지는 한 자릿수 대 지지율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후보가 많아질수록 (트럼프와 디샌티스를 제외한) 다른 사람이 부상할 확률은 낮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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