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유고브의 미국인 1천500명 대상 여론조사 결과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인의 과반은 대만을 중국의 침공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강력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만의 영자지 타이완뉴스는 7일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기업 유고브가 지난달 25∼28일 미국의 성인 1천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와 유고브의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1%는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통제하지 못하도록 미국 정부가 강력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믿는 응답자는 2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들은 다른 국내외적 문제와는 달리 대만 문제에 대해선 당파적 입장 차이를 드러내지 않았다.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통제하지 못하도록 미국 정부가 강력한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물은 데 대해 공화당 지지자 58%, 민주당 지지자 55%, 무당파 41%가 각각 지지한다고 답했다.
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해야 하는 문제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물은 데 대해 응답자의 37%가 지지한다고 답했지만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22%에 불과했다.
나머지 41%는 그 문제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만큼 충분히 알지 못한다면서 유보하는 태도를 취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의 군대 파견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인들은 정파별로 별다른 입장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이 무력을 사용하는 문제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물은 결과 공화당 지지자 41%, 민주당 지지자 38%, 무당파 32%가 각각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문제에 대해선 응답자의 48%가 지지한다고 답했지만,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25%에 불과했다. 나머지 26%는 답변을 유보했다.
매카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문제에 대한 찬성 응답률은 공화당 지지자가 58%로, 민주당 지지자의 46%보다 높았다.
매카시 하원의장이 오는 4월 대만을 방문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매카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 미국 현역 하원의장으로는 1997년 뉴트 깅그리치, 작년 펠로시에 이어 3번째가 된다.
미국인들은 24%가 대만을 '동맹국(ally)'으로 여기고 있으며, 37%는 대만을 '친구'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응답자의 40%는 중국을 미국에 대한 '적'으로, 35%는 '비우호적인 국가'로 생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2016년 5월 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적인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작년 8월 당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연일 군용기를 연일 대만해협 중간선과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는 등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안보 전문가인 존 헤밍스 태평양포럼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11월 허드슨연구소 주최로 열린 온라인 토론회에서 시 주석이 대만을 '무력이나 외교로' 합병하기 위한 '심사숙고한 일정표(very deliberate timeline)'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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