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의장 "미래 비전 명확히 제시"…여권서 실명 비판한 후보 낙점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KT[030200] 이사회는 7일 차기 대표이사 압축 후보 4인을 최종 심사해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이사회는 이날 오후 후보 4인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 결과, 윤 사장을 이사 전원 합의로 차기 대표 후보로 낙점했다고 밝혔다. 탈락한 후보는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과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이다.
윤 후보는 이달 말 예정된 정기 주주 총회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받으면 정식으로 차기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다.
하지만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KT 대표 후보 확정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 공정성과 투명성을 문제 삼았고, 국회 주무 상임위인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이 윤 후보 실명까지 거론하며 비판한 만큼 주총을 통과해 공식 선임되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은 선정 이유에 대해 "윤경림 후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면서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형성함은 물론, 기업 가치 제고와 ESG 경영 강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윤 후보는 개방형 혁신을 통한 신성장 사업 개발 및 제휴·협력 역량이 탁월하고, KT 그룹의 DX(디지털 전환) 사업 가속화 및 AI 기업으로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면서 "이사회는 궁극적으로 주주 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최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강 의장은 최근 여권과 국민연금 등에서 제기한 지배 구조 개혁 문제와 관련해 "최근 정부와 국회 등에서 우려하는 소유 분산 기업의 지배 구조 이슈와 관련, ESG 경영 트렌드 변화에 맞춘 지배 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도록 하겠다"면서 "외부 컨설팅을 통해 CEO 선임 프로세스, 사내 후보자군 육성 등에 대한 현황을 점검하고, 국내·외 우수 사례 분석 및 이해 관계자의 의견 수렴을 통해 객관성을 갖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구 대표와 함께 KT 사내이사로 활동하는 등 구 대표가 이끌어온 '디지코' 전략을 계승할 인물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KAIST에서 석·박사를 받았다. 1988년 데이콤에 입사한 그는 하나로통신을 거쳐 KT에서 신사업추진본부장을 지낸 이후 CJ 그룹과 현대자동차 임원을 거쳐 KT 임원으로 돌아왔다.
KT는 이번에 윤 후보를 차기 대표 최종 후보로 낙점하기 전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치며 여러 논란에 시달렸다.
앞서 지난해 12월 KT 이사회는 연임 도전 의사를 밝혔던 구현모 대표를 차기 대표 후보로 발표했지만,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절차의 투명성을 문제 삼자 원점에서 후보를 모집해 공개 경쟁시키기로 하면서 지난달 10일 선임 절차가 다시 시작했다. 국민연금은 주주명부 폐쇄일인 지난해 12월 27일 기준 KT 지분 10.13%를 보유한 1대 주주다.
국민연금의 문제 제기 이후 구 대표가 연임 도전 포기 의사를 밝혔고, 이사회는 지난달 28일 33명의 지원자 가운데 4명을 추려 최종 면접 대상자로 발표했다.
이에 대해 여권은 후보 4인이 모두 KT 전현직 임원이란 점을 문제 삼아 "그들만의 리그", "이권 카르텔"이라고 비판했으며, 구 대표의 업무상 배임 의혹을 제기하며 윤 후보의 실명을 거론하고 "구 대표의 아바타"라고 주장한 바 있다. 여권은 또 윤 사장이 이사회 멤버인 점을 지적해 "심판이 선수로 뛰고 있는 격"이라고도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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