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윤영숙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유가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에 달러화가 급등하면서 하락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88달러(3.58%) 하락한 배럴당 77.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6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달 28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유가는 파월 의장의 의회 증언과 그에 따른 달러화 강세, 위험회피 심리에 타격을 입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최종적인 금리 수준이 이전 전망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만약 전체적인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경제 지표가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파월 의장의 발언은 다음 회의에서 0.50% 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됐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주가지수가 크게 하락하고,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달러화 가치가 큰 폭으로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가 12bp 이상 올라 5%를 돌파한 가운데 10년물 국채금리는 거의 오르지 않고 3.97% 수준을 유지하면서 둘 간의 금리 스프레드는 100bp를 넘어섰다.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를 밑도는 금리 역전이 심화하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 달러지수는 0.91% 오른 105.589 근방에서 거래됐다.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자재 가격을 비싸게 보이게 만들어 트레이더들의 원유 수요를 억제한다.
스위스쿼트의 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타이트한 공급과 전쟁, 러시아 원유에 대한 제재, 중국과 글로벌 국가들의 수요 증가 등은 중기적으로 유가를 위쪽으로 끌어올린다"라며 "그러나 더 높은 에너지 가격은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진다는 의미이며, 인플레이션의 상승은 통화정책을 더 긴축적으로 만들어 글로벌 침체 가능성을 높이고, 이는 또다시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라고 말했다.
중국의 원유 수입이 지난 1~2월에 10.2% 줄었다는 소식도 유가에 부담이 됐다. 이는 지난 12월에 7.5% 감소와 시장이 예상했던 5.1% 감소보다 더 많이 줄어든 것이다.
ING는 춘제 연휴를 앞두고 중국 정제업체들의 원유 매입 속도가 완화된 것은 원유 수입이 여전히 약하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한편,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 전망치를 100만 BTU(열량단위)당 평균 3.02달러로 지난 2월 전망치보다 11.2%가량 낮췄다. 내년 가격 전망치도 3.8% 낮춘 평균 3.89달러로 제시했다.
EIA는 거주용과 상업용 모두에서 미국 천연가스 소비가 1~2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라며 대다수 지역의 따뜻한 날씨로 인해 평소보다 훨씬 더 가계와 기업의 난방 소비가 줄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천연가스 가격의 급등은 대체제인 원유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 중의 하나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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