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빅스텝 가능성 연 파월 발언 후 2년물 美국채 금리 5% 돌파
경기침체 우려 재확산에 은행주 급락…금값도 2월말 이후 최저치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초강경 발언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74.98포인트(1.72%) 떨어진 32,856.46에 거래를 마쳤다.
새해 들어 급반등하던 다우 지수는 이날 하락으로 1월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하고 마이너스 상승률로 전환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2.05포인트(1.53%) 하락한 3,986.3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5.40포인트(1.25%) 하락한 11,530.33(1.25%)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후반 '금리인상 종료가 멀지 않았다'는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에 안도했던 뉴욕증시는 연준 수장인 파월 의장의 이례적으로 분명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공개 발언에 급랭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3월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은 물론 최종금리를 종전 전망치보다 높일 수 있다고 예고, 추가 긴축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올해 들어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세에 제동이 걸린 반면 노동시장은 여전히 과열됐다는 경제지표가 잇따라 발표된 여파로 당초 예상보다 더 강하게 매파적 통화정책을 펼쳐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러한 언급에 기준금리 선물시장의 투자자들은 3월 빅스텝 확률을 전날(31.4%)의 두 배 이상인 70.5%로 예상했고,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이 6%에 도달할 것이란 관측도 불어나고 있다.
시장의 금리인상 전망이 상향된 여파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오후 들어 장중 5%를 돌파해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고,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한때 4%를 재돌파했다가 3.97%대로 소폭 하락한 상태다.
이에 따라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기술주들이 대체로 하락세를 보였다. 애플(-1.5%), 마이크로소프트(-1.1%), 구글 모회사 알파벳(-1.3%) 등이 1%대 동반 하락했고 테슬라는 3.2% 급락했다.
특히 연준의 매파적 통화정책이 결국 경기침체를 초래할 것이란 공포가 되살아나면서 웰스파고(-4.7%), 뱅크오브아메리카(-3.2%), JP모건체이스(-2.9%) 등 은행주들의 낙폭은 더 컸다.
파월 의장의 '매파 본색'에 국제 유가와 금값도 꺾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6%(2.88달러) 급락한 77.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최근 6거래일 만에 첫 하락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3.4%(2.89달러) 떨어진 83.2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국제 유가의 경우 파월 의장의 발언 외에 중국의 1∼2월 수입이 10.2% 급감했다는 발표도 하방 압력을 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수요 회복이 기대보다 낮다는 이러한 수치는 결국 글로벌 원유 수요가 예상만큼 강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또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9%(34.60달러) 떨어진 1,820달러에 마감돼 지난달 24일 이후 최저가를 찍었다.
금리 상승 전망이 높아진 데 따라 강달러 현상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2%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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