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 면담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만을 수복해야 할 영토로 간주하는 중국은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 총통과 대중국 강경파인 매카시 하원의장의 접촉을 자국의 '핵심이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8일 차이 총통이 다음 달 중미 지역 방문 과정에서 매카시 의장을 만날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계속 위반하면 더 많은 긴장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신문은 특히 매카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가능성에 주목하며 지난해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보다 중국이 더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펠로시 의장이 미국 하원의장으로는 1997년 이후 처음으로 대만을 방문하자 대만을 봉쇄하는 군사 훈련을 진행했다.
또 미국과의 대화 채널도 중단하면서 미·중 간 우발적 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신창 중국 푸단대 미국학연구소 부소장은 "매카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 대만해협에 새로운 긴장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며 "중국의 대응은 펠로시 의장 방문 때보다 더 결정적이고 중미 관계는 더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부소장은 그러면서 대만 당국은 미국과의 관계를 너무 밀접하게 하면 대만을 갈등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교훈을 펠로시 의장 방문에서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도 "매카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 중국은 외교적인 대응뿐만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군사적인 대응책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는 차이 총통이 다음 달 중미 지역 순방의 일환으로 캘리포니아와 뉴욕을 경유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매카시 의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도 차이 총통이 캘리포니아 남부의 레이건 도서관에서 연설할 예정이며 두 사람의 회동도 여기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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