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대 중반부터 미국·영국 기술로 호주서 핵잠수함 건조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가 미국으로부터 버지니아급 핵 추진 잠수함 5척을 구매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호주는 2030년대 초까지 미국에서 건조되는 버지니아급 핵 추진 잠수함 3척을 구매할 예정이다. 또 2030년 중반까지 2척을 추가로 구매할 수 있는 옵션을 갖는다.
이후에는 영국이 설계하고 미국의 기술을 반영한 새로운 등급의 핵 추진 잠수함을 호주에서 건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향후 5년 동안 호주 기술자들은 미국의 잠수함 조선소를 방문해 핵 추진 잠수함 건조 기술을 배울 예정이다.
핵 추진 잠수함 배치 전까지 발생할 전력 공백은 미국의 함대와 잠수함을 배치해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디오스트레일리안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오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만나 이런 내용의 호주의 핵 추진 잠수함 도입 계획을 확정한 뒤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영국, 호주는 2021년 9월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안보동맹을 체결하면서 2040년까지 호주가 8척의 핵 추진 잠수함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당초에는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핵 추진 잠수함 건조 기술을 이전하면 호주에서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자 핵 추진 잠수함을 계획보다 더 빨리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를 위해 첫 3척은 호주가 아닌 미국에서 건조하기로 한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버지니아급 잠수함을 제작하는 제너럴 다이내믹스사의 현재 수주 잔량은 17척으로 2032년까지 미 해군에 인도할 계획이라며 이 잠수함 일부가 호주 해군으로 인수될 것이라 예상했다.
호주가 도입하는 핵 추진 잠수함은 핵에너지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잠수함으로 핵무기는 탑재하지 않는다. 핵에너지를 연료로 쓰면서 핵무기까지 탑재한 전략핵잠수함과는 다른 것이다.
핵 추진 잠수함은 핵무기를 탑재하지는 않지만, 연료 보급이 필요하지 않은 만큼 기존의 디젤 잠수함보다 오랜 기간 수중에 오래 머물 수 있어 매우 위력적이다.
호주가 핵 추진 잠수함을 갖게 되면 미국과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에 이어 여섯번째 핵 추진 잠수함 보유국이 될 전망이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