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성년자와의 성매매 혐의로 체포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조력자들에 대한 색출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이 자산관리 분야 책임자였던 제임스 스테일리 전 바클레이스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JP모건이 엡스타인의 성범죄 피해자에게 피해보상을 해야 할 경우 스테일리가 해당 금액을 은행에 변상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엡스타인의 피해자 중 한 명은 지난해 말 JP모건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JP모건이 엡스타인의 범죄 행위를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그가 은행 계좌를 이용해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송금을 하는 것을 막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또한 이 피해자는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는 JP모건의 간부가 자신을 성폭행했다는 주장도 했다.
당시 피해자는 은행 간부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JP모건이 스테일리를 고소하면서 신분을 공개했다.
2013년까지 JP모건에서 일했던 스테일리는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성범죄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법원에 제출된 증거에 따르면 엡스타인과 스테일리는 엡스타인이 어린 여성들이 유혹하는 듯한 자세를 취한 사진들을 이메일로 주고받았다.
엡스타인과의 관계 탓에 명예에 금이 간 금융계 거물은 스테일리뿐만이 아니다.
앞서 글로벌 자산 운용사인 미국의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사의 공동 창립자인 리언 블랙도 엡스타인과 비정상적인 돈거래 사실이 드러나면서 최고경영자 자리를 내놨다.
블랙은 엡스타인이 사망하기 전 5년에 걸쳐 1억5천800만 달러(한화 약 2천억 원)라는 거액을 지급했다.
그는 절세를 위한 조언을 받고 지급한 사례금이라고 변명했지만, 결국 비판 여론에 밀려났다.
다만 블랙이 엡스타인에게 미성년자를 소개받는 등 성범죄에 가담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수십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된 직후인 2019년 뉴욕의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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