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증보험 패스트트랙·두산로보틱스 특례상장 전망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송은경 기자 = 올해 초 컬리, 케이뱅크 등 조 단위의 기업공개(IPO) 계획이 연달아 연기된 가운데 중·소형주 위주로 연내 IPO를 통해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추진하는 기업이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후성글로벌, 넥스틸, 엔카닷컴 등이 다음 달께 한국거래소에 예비상장심사를 청구하는 것을 목표로 거래소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RPG, 동인기연도 상반기 예비상장심사 청구를 추진 중이고, 두산그룹의 로봇 자회사인 두산로보틱스도 연내 상장 절차를 서두르고 있어 올해 상반기 안에 상장심사를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중 서울보증보험은 상장 일정을 단축하는 패스트트랙 제도를, 두산로보틱스는 '유니콘 기업 특례 요건'을 활용해 상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패스트트랙 요건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 4천억원, 매출액 7천억원(3년 평균 5천억원), 이익액 300억원(매 사업연도 이익 실현 및 3년 합계 이익 600억원)이다. 거래소 상장심사에는 보통 45영업일이 걸리는데, 패스트트랙을 밟으면 20영업일로 단축된다.
거래소는 유니콘 기업의 국내 증시 입성을 유도하기 위해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이거나 시가총액 5천억원 이상·자기자본 1천500억원 이상 요건이 충족되면 다른 재무적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수 있게 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적자기업이지만, 시가총액 5천억원 이상·자기자본 1천500억원 이상을 충족해 이 요건으로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서울보증보험의 경우 상장 절차 중 목표하는 기업가치(3조∼4조원 추정)를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정부의 공적자금 회수라는 본래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어 상장을 연기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작년 IPO시장은 증시 부진의 직격탄을 맞으며 침체기를 겪었다.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 부진한 수요예측 결과에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잠재적 상장 후보로 꼽혔던 SSG닷컴, CJ올리브영 등도 증시 불황으로 상장작업을 중단하면서 작년 신규 상장사(리츠 제외)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 수산인더스트리[126720], 쏘카[403550], LX세미콘[108320] 등 4개사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도 컬리, 케이뱅크, 골프존카운티 등이 증시 입성을 포기해 유가증권시장의 'IPO 잔혹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중소형 공모주 위주로는 최근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공모주 일반청약 평균 경쟁률은 765대 1로, 2022년(556대 1) 대비 높아졌다. 미래반도체[254490], 오브젠[417860], 스튜디오미르[408900], 꿈비[407400], 이노진[344860] 등 종목의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된 뒤 상한가 기록) 행진도 이어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작년 한 해 IPO 시장 침체로 상장 연기가 많았지만, 연초 들어 시장이 작년보다는 나아졌고 상장을 마냥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올해 코스피 상장 기업은 작년의 2배가량인 7∼8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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