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한 주간 코스피·코스닥 3조3천400억원 순매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후폭풍 우려…연준 금리 결정에 주목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연초에 강세를 보이던 증시가 다시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미국의 긴축 우려와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실현에 지난주 약세를 보이면서 각각 2,400선과 800선을 내줬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0일 2,394.59로 지난 3일(2,432.07)보다 1.54%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2차전지 강세에 힘입어 연초보다 20% 오르면서 작년 8월 이후 처음 800선을 회복, 820 부근까지 갔다가 최근 나흘 연속 하락해 지난 10일 788.60으로 마쳤다.
연초 국내 주식을 사들이던 외국인 투자자가 차익실현에 나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지난 한주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순매도 규모는 각각 1조6천814억원, 1조6천585억원이었다.
반면 개인은 한 주간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조3천256억원과 1조9천90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번 주(13∼17일)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는 강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주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뉴욕 증시에서 금융주가 급락하면서 3대 지수가 각각 1% 넘게 하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채권값은 올랐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실리콘밸리은행은 금리 인상으로 주요 고객인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스타트업 등의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하면서 유동성의 어려움을 겪게 됐다"며 "시장에선 이번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이미 현실화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말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특히 이번 사태가 미 통화당국의 금리 인상 폭에 영향을 미칠지에 주목한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IT업체의 부실자산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금리 인상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시장에선 연준이 지난달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에서 이달에 '빅스텝'(0.5%포인트 인상)으로 인상 폭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이번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에 따른 영향을 받아 인상 폭을 확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증시에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미국에서 물가와 소비지표 발표가 대기하고 있어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중국에선 소비 개선이 지속되면 경제 활동 재개(리오프닝) 기대감이 계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은 양호한 경기와 물가 오름세를 고려해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지표 등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이 달라질 수 있는 데다 경기 전망에 대한 시각도 엇갈리고 있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며 코스피 주간 변동 폭으로 2,350∼2,470을 제시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이벤트 일정(한국시간)은 아래와 같다.
▲ 14일(화) = 미국 2월 소비자물가
▲ 15일(수) = 중국 2월 산업생산·소매판매·고정자산투자, 유로존 1월산업생산, 미국 2월 생산자물가
▲ 16일(목) = 중국 2월 주택가격, 유로존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 17일(금) = 유로존 2월 소비자물가, 미국 2월 산업생산, 미국 3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indi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