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SVB 파산사태, 국내 파장 최소화하며 예의주시해야

입력 2023-03-12 12:49  

[연합시론] SVB 파산사태, 국내 파장 최소화하며 예의주시해야


(서울=연합뉴스) 미국 서부 스타트업의 돈줄 역할을 해오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위기설이 나온 지 이틀 만에 10일(현지시간)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총자산 2천90억달러(한화 약 276조원) 규모의 미국 내 16위 은행인 SVB의 파산은 미국 역사상 두 번째 큰 규모의 은행파산이다. SVB는 1982년 설립된 기술 스타트업 분야의 주요 은행으로, 미국 테크·헬스케어 벤처기업 중 44%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당장 스타트업 줄도산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전세계 금융권이 SVB 파산 영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SVB 파산 사태로 미국 내 대형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 예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당장 SVB 사태로 일부 미 은행은 이틀간 주가가 폭락했고, 시장에서는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2008년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기억을 소환하며 경계심을 높인다는 소식도 들린다. 또 SVB 파산 이후 미국 내 중소 규모 지역은행이 다음 순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경우에 따라 뱅크런(대량인출 사태)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SVB 파산 직전에는 가상화폐 거래은행 실버게이트의 청산 소식도 전해졌다. SVB 붕괴 파장이 전세계 금융권과 기업으로 퍼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SVB 폐쇄로 이 은행에 자금이 묶이게 된 한국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VC)들도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주택 자금 대출 등 창업자들을 위한 상품이 특화돼 있어 한국 스타트업과 VC도 많이 거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SVB는 캐나다를 포함해 중국, 덴마크, 독일, 인도, 이스라엘, 스웨덴 등지에도 진출해 영업하고 있으며, 이번 사태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영국 정부가 영향을 받는 기업들과 간담회를 예정하는 등 각국이 이번 사태를 주시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우리 당국도 국내 기업의 SVB 예치금, 손실 추정액 등에 대한 신속한 파악부터 착수해야 한다. 또 국내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태 전개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적극 대응해 나가기 바란다.

SVB 파산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는 이번 월요일부터 본격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은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 불안 요인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오는 21일부터는 미국의 금리인상 수준을 결정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이미 예고된 상황으로 관심은 인상폭이다. 경우에 따라 한미 간 금리차가 역대 최대치로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여러 해외발 변수 속에 정부 당국과 한국은행, 기업들의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 노력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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