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이 전시에 대비해 외부 세계와의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을 위한 위성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정부 관계자는 전날 행정원이 디지털발전부(MODA)의 '긴급 대응 및 전시 대비 응용 신과학기술을 이용한 통신 인터넷 강화를 위한 디지털 강인성 프로젝트'를 심사해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저궤도 위성의 지상 기지는 국가안보 부처와 논의를 거쳐 내년 말까지 대만 내 6천882개에 달하는 인프라 시설 가운데 700여 곳의 시설과 해외 3곳의 거점에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설과 관련해 대외적으로 공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프로젝트 기간이 올해부터 2년간으로 해당 예산이 지난해 연말 입법원(국회)을 통과한 제4기 미래전략기초건설 프로젝트에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저궤도 위성을 포함한 비정지 궤도(NGSO) 위성의 통신서비스를 검증해 전시에 국내 민간 통신 시스템이 단절됐을 경우 정부가 국내외에 소식을 전달해 국제사회의 도움을 얻도록 하는 데 주요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프로젝트 목표는 기반 시설의 인터넷 연결 확보 외에 총통과 행정원장(총리), 입법위원(국회의원), 22개 현·시 단체장들이 화상회의를 하거나 대국민 담화 발표, 미국·일본 등과의 순조로운 연락 유지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만 도서벽지 등에 주요 이동통신기지 70여 곳을 설치한 후 이를 전국 368곳의 지방 도시로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만해협에서 충돌이 발생하면 중국이 해저케이블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에 전 세계 원조 등에 나설 때 인터넷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전쟁 또는 대규모 재해가 발생했을 때 신과학기술을 통해 국내외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가 국가안보 어젠다가 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대만 국가통신전파위원회(NCC) 대변인인 웡바이쭝(翁柏宗) 부주임은 대만 본섬과 마쭈다오 사이에 설치된 대만 중화텔레콤(CHT)의 해저케이블 2개가 지난달 2일 저녁과 8일 정오께 각각 중국 어선과 중국 화물선에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만 본섬∼마쭈다오 간 해저 케이블이 불과 6일 만에 두 개나 절단되는 사고가 일어난 점 등을 들어 이번 사고가 중국 측의 의도된 행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2016년 5월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취임한 후 대만 인근에서 전투기, 폭격기, 상륙함 등을 동원한 대규모 실전훈련을 하는 등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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