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유럽 일부 국가에서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잇따르고 있다.
지속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지해온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조차 전쟁이 1년을 넘기며 장기화하는 데 대한 피로감이 싹트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AP 통신은 11일(현지시간) 체코 수도 프라하의 바츨라프 광장에 수천명이 집결, 높은 물가상승률에 항의하고 정부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집회를 주도한 야당 'PRO'의 인드르지흐 라이흘 대표는 이날 "체코 시민들의 이익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갖는 정부를 원한다"며 연립정부 퇴진을 촉구했다.
시위대도 "전쟁을 멈추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멈추라"는 구호를 외쳤다.
일부 참가자들의 가방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쓰는 상징인 알파벳 'Z'가 쓰인 것이 곳곳에서 목격됐다고 AP 전했다.
체코는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를 강력히 지지해온 국가 중 하나로, 무기 지원은 물론 50만명의 난민을 자국에 수용한 바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을 맞은 지난달 25일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도 야당인 좌파당 주최로 약 1만명의 군중이 모여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자라 바겐크네히트 좌파당 의원은 올라프 숄츠 총리를 향해 "무기 공급 확대를 멈추라"며 "이는 우리를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 "확전이 아닌 협상을" 등 문구가 쓰인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소속 정치인과 극우단체들도 참석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트위터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지 않는 것은 역사의 반대편에 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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