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경연·산업연 분석…문재인 정부 목표치의 3분의 1 불과
철강·석유화학 등 제조업 반발…정부, 감축 계획 조정 논의중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국내 산업계가 2030년까지 실제 감축할 수 있는 온실가스가 2021년 문재인 정부가 정한 목표치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에너지경제연구원과 산업연구원에 의뢰한 연구 용역의 결과에 따르면 국내 산업 부문이 2030년까지 달성 가능한 온실가스 감축 규모는 2018년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2억6천50만t)의 5%인 1천300만t에 그쳤다.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중순께 이런 보고서와 공식 의견서를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와 환경부에 제출하고 온실가스 감축 계획 조정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 규모를 2018년 대비 40% 줄이겠다는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2021년 10월 발표한 바 있다.
산업 부문에서는 2018년과 비교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14.5%(감축량 3천800만t) 감축하겠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이는 NDC를 26.3%로 정한 기존 안에서의 감축률이 6.4%(감축량 1천670만t)였던 것과 견줘 감축 의무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자동차 부품, 조선, 발전 등의 업계는 제조업 중심인 우리나라 산업 구조와 현재 기업들의 기술 수준, 산업 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이는 사실상 실현이 불가능한 일방적 목표라고 반발했다.
2019년 기준 한국의 제조업 비중은 28.4%로, 유럽연합(16.4%)이나 미국(11.0%)보다 월등히 높다.
영국·프랑스(60년·1990∼2050년), 독일(55년·1990∼2045년) 등의 선진국은 훨씬 장기적인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마련해 이행 중이다.
이에 따라 당시 NDC를 두고 '과속' 논란이 제기됐다.
탄녹위는 오는 22일 공청회를 열어 구체적인 이행안을 담은 기본계획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중립기본계획 수립 법정 기한은 오는 25일까지다.
산업부 관계자는 "온실가스 국가감축목표는 확정됐지만, 구체적인 이행 계획은 실현 가능성을 담보해야 한다"면서 "업계의 의견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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