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카카오, SM 인수로 엔터 업계 우위 점할 것"

입력 2023-03-13 11:32  

증권업계 "카카오, SM 인수로 엔터 업계 우위 점할 것"
'플랫폼 협업' 하이브에도 긍정 평가…SM 주가 변동성 커질 전망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증권업계는 13일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이하 SM) 인수전에서 최종 승자가 된 카카오가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카카오와 극적 합의를 이룬 하이브 역시 SM 인수를 놓고 벌이는 '치킨 게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게 됐다며 이번 결정을 호재로 봤다. 다만 SM 주가는 단기적으로 큰 변동성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카카오는 SM 경영권 인수에 성공함으로써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를 격상시킬 것"이라며 이들의 음반 판매량 규모 총합 등을 고려하면 업계 내에서 1위에 버금가는 위치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카카오와 SM을 합하면 연간 음반 판매량은 2천500만장 이상, 공연 모객 수는 250만명 이상"이라며 "이는 업계 1위 하이브에 근접하는 규모이며 3∼4위권 경쟁사들이 음반 500만∼1천200만장, 공연 모객 수 150만∼200만명에 분포하고 있어 영업지표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12개월 내 음반 판매량을 기준으로 상위 15위권 내 K팝 아티스트 가운데 4개팀(NCT, 에스파, 아이브, 레드벨벳)이 카카오·SM에 속하게 된 점도 언급했다.
김현용 연구원은 그러면서 "향후 SM과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 등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공개(IPO)와 관련해 선택지를 넓힌 점도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SM을 통해 글로벌 확장을 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카카오톡은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해외 MAU를 압도하는 내수용이라는 한계가 있었으나, K팝 팬 플랫폼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SM의 해외 팬덤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김하정 연구원은 "이렇게 유입된 글로벌 사용자는 콘텐츠 사업은 물론 카카오의 핵심 사업인 톡비즈 사업과도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카카오의 이번 SM 인수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카카오의 주당 공개매수 가격 15만원으로 SM 기업가치와 매출·영업이익 전망에 따른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산출한 뒤 이를 경쟁사 JYP엔터테인먼트의 PER과 비교한 결과, "카카오는 경영권 프리미엄만 고려해도 매력적인 가격에 SM을 인수하게 됐다"며 '승자의 저주'는 없다고 판단했다.



하이브는 카카오와의 SM 지분 확보 경쟁을 중단함으로써 대규모 자금 출혈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카카오와의 플랫폼 협업이라는 실리를 챙긴 점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언급됐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하이브가 대항 공개매수를 위해 약 1조원의 투자유치와 3천억원의 차입을 진행한다면 기존 주주 지분이 크게 희석될 뿐 아니라 이자 비용 증가로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승자의 저주'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며 "향후 하이브·카카오의 플랫폼 협업이 이뤄질 방법과 창출하게 될 시너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하정 연구원 또한 "하이브는 SM 인수에는 실패한 모양새지만 큰 자금을 지출하지 않고도 카카오와의 플랫폼 협업이 가능해졌다"며 "하이브가 얻게 될 이익은 SM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협업 방안이 구체화된 이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는 이수만 전 대주주로부터 사들인 지분 14.8%와 공개매수로 확보한 0.98% 지분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으나, 업계에선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응할 가능성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김현용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현재 하이브가 보유한 SM 지분의 최종 잔존 여부에 따라 중장기 효과는 달라질 전망"이라며 "15.78% 지분을 유지하고 2대 주주로 남는 경우 향후 SM의 의사결정에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라고 설명했다.
SM 주가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겪게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김하정 연구원은 "'SM 3.0'(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미래 비전)을 통한 가파른 실적 성장이 달성될 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SM 주가는) 높은 변동성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김현용 연구원은 "카카오의 공개매수가 15만원에 포함된 20% 이상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상당 부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공개매수 종료 이후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nor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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