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권리제약 입법' 비판하며 '성소수자 권리보호법' 필요성 강조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성소수자 학생 등의 권리를 제약하는 입법 드라이브에 나선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만간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정치풍자 뉴스프로그램인 '더데일리쇼'와의 인터뷰에서 트랜스젠더 학생 문제와 관련, "지금 플로리다에서 진행되는 일은 죄악에 가깝다. 그들이 하는 일은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문제가 되는 법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애들이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서 '난 남자 또는 여자가 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내 말은 그들도 사람이다. 그들도 사랑하고 감정이 있고 성향이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소수자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연방 차원의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할 것은 과거 동성 결혼법을 통과시킨 것과 같은 법안을 처리하는 것"이라면서 "만약 법을 어기게 된다면 누구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더믹 때 트럼프 정부의 봉쇄 조치에 반발하면서 학교 수업 재개 등의 조처를 해 주목을 받은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후 성소수자, 불법 이민자 등을 겨냥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공화당 내에서 '보수주의 문화 투사'란 이미지도 만들고 있다.
그는 지난해 일선 학교에서 성 정체성에 대한 학교 교육을 제한하는 이른바 '게이라고 말하지 말라'(Don't Say Gay) 법을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플로리다에서 대형 놀이동산을 운영하는 '지역 경제의 큰 손' 월트디즈니가 이에 반대하자 이 회사에 대한 주 차원의 세금 혜택도 박탈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5월 초까지 주 의회 입법 회기 때 '게이라고 말하지 말라'법을 확대·강화하는 등의 추가적인 법안을 처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런 입법 성과를 토대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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