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월 CPI 발표 앞두고 경계심도 커져…외인·기관 '팔자'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코스피가 14일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사태의 여파 속에 전일 대비 1.5% 넘게 하락하며 2,370대로 내려갔다.
이날 오전 9시 25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6.86포인트(1.53%) 하락한 2,373.74를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20.24포인트(0.84%) 내린 2,390.36으로 출발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낙폭을 키우면서 2,370대까지 떨어졌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세가 지수를 끌어내리는 것으로 보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79억원, 925억원 어치를 각각 순매도 중이다. 개인 홀로 1천75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7원 내린 1,298.1원으로 개장했으나 이내 상승세로 방향을 바꾼 뒤 1,300원대 초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증시는 SVB 파산에 이어 다른 지역은행도 연쇄적으로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지난밤 혼조세로 마감한 뉴욕증시의 영향을 받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2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0.15%)는 하락 마감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0.45%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일단 SVB 파산에 이어 뉴욕에 본부를 둔 가상화폐 전문은행 시그니처 은행까지 파산했으나 미 당국이 고객 예치금 전액 보증과 유동성 부족 금융기관을 지원하는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을 약속하면서 시장이 다소 안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은행 시스템 안정을 위해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필요한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미국 중소형 은행을 중심으로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는 상황이다. 뉴욕증시 지수의 장중 변동성이 커지고 일부 지역 은행들 주가가 폭락세를 보이는 등 불안한 모습이 나타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아울러 시장은 한국 시각으로 이날 밤 발표되는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CPI가 시장 예상치보다 높을 경우 금융권의 불안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CPI가 주요 대형 이벤트인 것은 맞으나 SVB 사태로 그 중요도가 월초보다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예상보다 낮으면 단기적으로 3월 금리 동결 전망에 힘이 실리겠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 SVB 사태 뉴스에 따라 시장의 금리 인상 전망은 수시로 뒤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시가총액(시총) 상위권 종목 대부분이 하락 중이다. 특히 SK하이닉스[000660](-2.85%), POSCO홀딩스[005490](-2.29%), LG화학[051910](-2.09%), 삼성SDI[006400](-2.03%) 등의 하락 폭이 두드러진다.
업종별 지수도 대부분 전일 대비 떨어지는 가운데 증권(-2.60%), 보험(-2.19%), 금융업(-2.00%), 건설업(-1.96%) 등의 하락 폭이 특히 큰 상황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0.94포인트(1.39%) 떨어진 777.95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45포인트(0.06%) 내린 788.44로 출발했으나 낙폭을 점점 키우는 상황이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천772억원, 573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견인 중이다. 개인 홀로 2천314억원 어치를 순매수하고 있다.
시총 상위종목 가운데 에코프로[086520](9.27%), 셀트리온제약[068760](2.68%), 에코프로비엠[247540](1.72%) 등이 상승 중이다. 전날 카카오[035720]-하이브의 인수 경쟁 종료로 급락했던 에스엠[041510]도 이날은 전일보다 1.41% 상승하며 반등했다. 반면 천보[278280](-5.81%), 리노공업[058470](-3.62%), 엘앤에프[066970](-2.97%) 등은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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