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등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 발표 잇따르자 한국도 움직여"
"삼성, 지정학적 리스크 의식해 정부 지원으로 투자 단행"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한국 정부가 550조원 규모의 첨단산업 투자 유치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각국 외신들의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 이번 투자를 "뜨거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한국의 가장 공격적인 노력"이라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등 자체 제조 역량 확보를 위해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은 데 이어 한국도 본격적인 자금 조달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로이터통신도 이번 투자 계획이 "반도체지원법을 발표한 미국 등 각국이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는 가운데 나왔다"고 강조했다.
영국 BBC는 "반도체 부문의 주요 플레이어들이 자국 제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는 데 따라 한국도 움직인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을 소개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문사 ASG의 폴 트리올로는 "(한국이) 대만의 '클러스터 효과'를 어느 정도 따라잡기를 원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외신들은 특히 정부의 첨단산업단지 조성 계획에 따라 발표된 삼성의 투자 계획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이 용인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 향후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한다는 점을 짚으며 "삼성의 투자는 한국 계획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TSMC에 맞서기 위해 파운드리 투자를 강력하게 밀고 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 닛케이신문은 삼성전자가 미·중 갈등으로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를 의식해 정부 지원을 받아 거액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삼성은 미국에서도 반도체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정한 양산 규모를 확보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저감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이 한국 내 장기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반도체 장비·소재 업체들의 한국 진출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는 이날 경기도 용인에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전국에 15개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6대 첨단산업에 걸쳐 2026년까지 550조원 규모의 민간 주도 투자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acui7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