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헝가리 의회가 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비준안 처리를 또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
셰미엔 졸트 헝가리 부총리는 최근 의회에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비준안 처리를 위해 지정한 회기를 일주일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AP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헝가리 의회는 오는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비준안을 표결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졸트 부총리의 요청에 따라 또 회기를 연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헝가리는 튀르키예와 함께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을 아직 비준하지 않은 나라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작년 11월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의회는 비준안 심의 및 처리를 계속 미뤄왔다.
헝가리 의회가 비준안 처리 시점을 늦춰온 것은 유럽연합(EU)으로부터 아직 코로나19 경제회복 기금을 받지 못한 사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EU는 지난해 9월 헝가리가 법치주의 확립과 부패 척결을 위한 개혁 법안을 처리하지 못했다는 이유 등을 들어 5억 유로(약 10조원) 규모의 기금 지원을 보류한 상태다.
헝가리 정부가 기금 지원 조건을 둘러싸고 EU 측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비준안 처리 문제를 연계하다 보니 헝가리 의회의 표결 시기가 빈번하게 연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헝가리 의회 대표단이 지난 7일 스웨덴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대표단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도 "스웨덴 정치인이나 정부, EU 의회 의원들이 헝가리의 법치주의가 부족하다는 등의 암시는 하지 않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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