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성 진통제 오남용 원천차단 목적…"미국에도 동일 정책 권할 것"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오·남용하면 목숨까지 앗아갈 정도로 치명적인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에 대해 멕시코 대통령이 의료용으로도 사용을 금지하자고 제안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펜타닐을 다른 의약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의료인들과 과학자들에게 다른 진통제를 쓰는 것에 대한 가능성에 살펴달라고 부탁할 것"이라며 "펜타닐 전에는 다른 것을 썼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만약 대체 의약품 사용에 문제가 없다면, 펜타닐과 관련한 현재의 통제 범위를 넘어 아예 의료용으로의 수입과 사용도 금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분석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 절차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우리가 (근거를 가지고) 금지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면, 미국에도 똑같이 하라고 권할 계획"이라고 역설했다.
펜타닐은 고통이 심한 암 환자 등에게 투약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의료용 진통제다.
하지만, 강한 중독성과 환각 효과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불법 유통되고 있다. 산소 부족에 따른 뇌 손상으로 거리를 비틀거리며 다니는 중독자들의 모습에 빗대, 펜타닐에 '좀비 마약'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미국은 자국에서 수많은 사망자를 내는 펜타닐 제조·밀매 주범으로 멕시코 마약 카르텔을 지목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이에 대해 "적어도 펜타닐과의 싸움에서는 우리가 미국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며 펜타닐에 대한 미국 마약 정책 부실을 꼬집고 있는 상황이다.
2018년 12월부터 약 4년 동안 6천115㎏의 펜타닐을 압수했는데, 이는 2014년 8월부터 약 4년여간보다 10배 넘는 수치라는 게 멕시코 정부 설명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역시 "미국 행정부와 의원들은 아무 것도 안 했다"며 "젊은이를 위한 보호 프로그램도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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