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6 지원에 목타는 우크라 "6개월이면 조종훈련 마친다"

입력 2023-03-20 11:47   수정 2023-03-20 17:11

F-16 지원에 목타는 우크라 "6개월이면 조종훈련 마친다"
우크라 공군수장 "F-16 기다리다 실력 있는 조종사 다 죽어"
서방은 확전 가능성 등 우려에 "F-16 지원 없다" 선긋기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미국과 유럽 각국에 F-16 전투기 지원을 촉구해 온 우크라이나가 6개월만 훈련을 받으면 자국 조종사들도 F-16을 몰 수 있는 걸로 파악됐다며 서방의 빠른 결단을 거듭 호소했다.
세르히 홀루브초우 우크라이나 공군 참모총장은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들이 미군으로부터 F-16 비행과 무기 작동법을 배우는 데 6개월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들은 현재 미그-29나 수호이(Su)-27 등 소련제 전투기를 몰고 있다.
이에 미군은 F-16으로 기종을 변경하려면 어느 정도 훈련기간이 필요한지 파악하려고 최근 우크라이나군 조종사 2명을 상대로 비행능력 평가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예상보다 높은 기량을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홀루브초우 참모총장은 이 조종사들이 미국에서 3주간 F-16 시뮬레이터로 비행 능력 평가를 받고 지난주 복귀했다면서 "결과가 아주 좋았다"고 강조했다.
홀루브초우 참모총장은 "조종사들은 기술이 매우 좋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들은 우리 군의 평균적인 조종사들"이라고 강조하면서 더 실력 있는 조종사들은 6개월보다 짧은 기간에도 훈련을 마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할 경우 러시아와 서방의 직접적인 대결로 이번 전쟁이 확전할 수 있고, 옛 소련제 전투기에 익숙한 조종사들이 서방 전투기에 적응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지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미국도 당장 F-16 전투기 제공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는 지금 F-16 전투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일축했고.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F-16은 나중 문제"라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폴란드는 최근 미그-29 4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고 밝혔고, 슬로바키아 정부도 미그-29 전투기 13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영국 등지에선 타이푼 전투기를 보내자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다만, 홀루브초우 참모총장은 F-16만을 고집하는 건 아니지만 F-16을 지원받는 것이 우크라이나가 처한 상황에선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전투기보다는 한 가지 전투기를 다량 보유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F-16에 집중해왔는데, F-16은 세계적으로 4천 대 이상 있어서 교체하거나 여분의 부품을 확보하는데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종류가 다른 여러 전투기를 보유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우리는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유지를 위해 한 가지 또는 최대 두 가지 전투기를 갖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과 싸우다 숨진 젊은 병사들을 떠올리며 "제대로 된 장비가 부족해 최고의 부하들을 잃었다"며 "우리가 필요한 모든 도움을 빨리 받을수록 우리는 더 빨리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고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 전투기는 40년 전 소련 시스템의 일부로 개발됐고 러시아 공군과 협력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라며 "우리가 지금 필요한 것은 러시아와 싸우기 위해 개발된 전투기"라고 강조했다.
홀루브초우 참모총장은 지상 방공 체계만으로는 드넓은 영토를 러시아의 폭격으로부터 지킬 수 없어 더 긴 항속거리를 가진 현대적 전투기가 필요하다면서, 자국 내 공항과 활주로 등 기반 시설도 이에 맞춰 현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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