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분 통화서 "견제와 균형 중요" 강조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이스라엘 사법 개혁이 자국내 거센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에게 직접 '우려'를 표시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 한 통화에서 "미국·이스라엘 관계의 특징은 언제나 민주적 가치였고 그렇게 유지돼야 한다는 것, 민주사회는 진정한 견제와 균형에 의해 강화된다는 것, 근본적 변화는 가장 광범위한 여론의 지지를 바탕으로 추구돼야 한다는 점에 대한 신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같은 핵심 원칙에 부합하는 사법개혁안 타협을 이루기 위해 진행 중인 노력에 지지를 보냈다고도 백악관은 설명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한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 45분간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며 "우려"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정부의 사법개혁안에 대해 조심스럽게 '경고'를 보내고 타협을 촉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네타냐후 정부가 '사법 정비'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는 개혁안은 이스라엘 안팎에서 '사법부 무력화'로 비판받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두 달 넘게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양국 정상간 이번 통화는 미국이 최근 유혈 충돌이 빚어지면서 갈등이 커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 중재에 나선 가운데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집트, 요르단, 미국 등 5자간 정치·안보 고위급 회의를 환영하면서 안보 강화와 테러행위 규탄을 위한 긴급한 협력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이날 회의는 오는 22일 시작되는 이슬람교의 금식 성월 라마단과 다음 달 5일부터인 유대교 최대 명절 유월절을 앞두고 유혈 충돌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WP에 "솔직담백한 논의였다"며 "특히 라마단 기간 가능한 한 갈등을 완화한다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측의 좋은 의도와 확고한 약속이 있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중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등 네타냐후 총리 및 이스라엘 강경파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이후 취임한 바이든 행정부는 네타냐후 총리와 다소 거리를 두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이른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있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