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매체 "日, 수출통제 때 中 반격 우려해 주저하는 듯"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미국 주도의 첨단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 통제로 어려움에 부닥친 중국이 일본 니콘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20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압박으로 네덜란드 정부가 자국의 세계 1위 최첨단 반도체 생산장비 기업인 ASML에 대중 수출을 통제할 예정이다.
이로써 ASML이 생산하는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반도체 공정을 위한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물론 그 아래 단계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도 중국에 들여올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중국의 첨단 반도체 칩 제조 기술에 접근하는 걸 차단할 목적으로 지난해 전면적인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첨단 반도체 칩 생산 장비 기업인 ASML 등에도 합류를 압박해왔다.
차이신은 ASML이 이번에 EUV 노광장비는 물론 일부 DUV 노광장비도 대중 수출금지 품목에 올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일본 니콘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 1월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따로 만나 첨단 반도체 칩 제조 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자고 논의했으나, 일본이 아직 수출 통제에 동참하지 않고 있어서다.
차이신은 네덜란드와 달리 일본은 주저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일본의 전체 수출의 15%가 미국으로 향하지만, 대중 수출은 40%여서 니콘의 첨단 반도체 칩 제조 장비의 대중 수출 통제가 이뤄지면 중국도 그에 걸맞은 대응 조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다시 말해 첨단 반도체 칩 제조 장비를 ASML과 니콘에 의존하는 중국으로선 ASML의 변심이 확실한 가운데 니콘이 절실한 처지다. 일본 역시 수출 통제를 단행할 경우 중국발 후폭풍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주저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미국에선 의회가 행정부와 한배를 탔다.
작년 7월 미국 상원은 2천800억 달러(약 36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재원을 자국 반도체 산업 발전과 기술 우위 유지를 위해 쏟아붓는 내용을 담은 '반도체 지원법'을 통과시키고 '중국 배제'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이와는 별도로 칩4(한미일·대만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추진으로 중국 봉쇄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도 이미 2014년 60조원대 국가 펀드인 '대기금'(공식 명칭은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을 출범시켜 첨단 반도체 산업 지원에 나선 바 있다.
이어 올해부터 AI(인공지능)와 첨단반도체 산업의 진흥을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챙기는 체제로 개편해 맞서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의 대(對)중국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에 핵심 과학기술 자립·자강으로 맞서고 있으나, 현재로선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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