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크레디트스위스 채권 대규모 손실…글로벌 회사채 시장 충격"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20일 코스피는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 여진 속 외국인의 대량 매도로 약 0.7% 하락해 2,370대에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6.49포인트(0.69%) 내린 2,379.20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3.82포인트(0.16%) 내린 2,391.87에 개장한 뒤 장 초반 2,400대를 넘는 등 강세를 보였다가 하락으로 전환, 낙폭을 키웠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천5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892억원, 1천6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02.0원에 출발한 뒤 전 거래일 종가보다 7.9원 오른 1,310.1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CS 붕괴 위기를 해결한 데 따른 안도감으로 장 초반 30분간 강세를 보이며 2,405.99까지 올랐으나, 곧바로 하락으로 전환하면서 장중 2,378.70까지 내려앉았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스위스의 금융그룹 UBS가 정부·당국의 지원 아래 CS를 인수하며 급한 불은 껐지만, 인수 과정에서 CS가 발행한 약 160억 스위스프랑(약 22조5천억원) 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AT1)이 0원으로 상각될 것이라는 소식에 시장의 변동성이 자극됐다고 보고 있다.
이번 채권 상각은 2천750억달러(약 360조원) 규모의 글로벌 AT1 시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로, 전 세계 회사채 시장에 충격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은행권 시스템 위기에 대한 우려가 축소된 것은 사실이나 스위스 금융당국의 해결책이 또 다른 문제인 AT1 관련 불확실성으로 이어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여전하다고 짚었다.
아울러 오는 22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서도 금리 인상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권에서는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005930](-1.79%), LG에너지솔루션[373220](-1.63%), SK하이닉스[000660](-0.36%), 삼성SDI[006400](-0.83%), LG화학[051910](-2.71%) 등이 전장 대비 하락했으나,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0.50%), 네이버(1.77%), 카카오[035720](1.33%) 등은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통신업(1.74%), 종이·목재(1.07%), 전기가스업(1.04%), 섬유·의복(0.62%) 등이 강세를, 보험(-2.24%), 비금속광물(-1.58%), 전기·전자(-1.49%) 등은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81포인트(0.60%) 오른 802.20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4.35포인트(0.55%) 내린 793.04에 출발했으나 장 초반 상승으로 전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1천34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81억원, 60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시총 상위권에서는 에코프로비엠[247540](2.00%), 에코프로[086520](0.88%) 등이 압수수색 악재에도 상승 전환해 강세를 보였으며,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2.34%), HLB[028300](2.79%) 등도 전장 대비 2%대 상승했다. 엘앤에프[066970](-2.18%), 셀트리온제약[068760](-0.10%), 카카오게임즈[293490](-2.05%), 펄어비스[263750](-0.23%) 등은 하락한 채 마감했다.
이날 하루 동안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5조9천734억원, 11조3천254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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