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 50% 감축 목표, 타사에 상당한 부담 될 것"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테슬라가 내놓은 차세대 전기차 생산비를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목표가 기존 자동차 업체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전망했다.
테슬라는 지난 1일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발표한 '마스터플랜 3'을 통해 전기차 제조 공정을 개선해 차세대 차량의 조립 비용을 절반 가까이 줄이겠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이달 초 모건스탠리 주최 콘퍼런스에서 생산비와 생산 공정 난이도가 모델 3의 절반 정도인 소형차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테슬라가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이른바 '반값 신차'의 구체적인 내용을 못 내놓으면서 주가가 급락했지만, 비용 절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쟁사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가 야심 차게 제시한 가격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전례가 있긴 하지만, 이번에 제시한 비용 50% 감축 목표가 오래전부터 약속했던 가격 2만5천 달러(약 3천270만원) 이하 차량 출시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테슬라는 이를 통해 두 자릿수 이익률과 업계 선두 자리 수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했다.
설사 테슬라가 생산비 50%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이미 생산비에서 우위를 확보한 상태여서 상당한 수준의 추가 비용 절감을 이룰 수만 있어도 의미 있는 성과가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차량을 분해해 경쟁 차종들의 부품 비용 차이를 분석한 케어소프트 글로벌은 테슬라의 모델 Y가 경쟁사 모델보다 대당 최소 3천 달러(약 392만원)의 비용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추산했다.
이에 따라 기존 자동차 업체들은 비용 절감이 더욱 절실한 문제가 됐지만, 이들이 처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는 게 문제라고 WSJ은 진단했다.
이들은 테슬라를 따라잡기 위한 대규모 투자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산비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서 당장 비용 절감 경쟁에 나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컨설팅업체 앨릭스 파트너스의 마크 웨이크필드는 테슬라의 비용 절감 목표가 기존 자동차 업체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로의 전환을 위해 2026년까지 총 5천260억 달러(약 687조원)의 투자를 발표했지만, 아직은 전기차에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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