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디지털 루블 도입 위한 다수 법률 개정안 채택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가 다음 달부터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인 '디지털 루블' 사용을 위한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22일 러시아 매체 RBC와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오는 4월 1일부터 자국 내 13개 은행과 함께 디지털 루블 운영을 위한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참가 은행 13곳은 앞서 시범사업에 필요한 기술·운영 테스트를 모두 마쳤다.
시범사업 첫 단계에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디지털 루블 발행, 디지털 계좌(지갑) 개설 등에 나선다.
또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13개 은행과 연계된 개인 고객 등은 제한적인 횟수 내에서 디지털 루블을 활용한 이체·결제 등을 실험할 예정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시범사업 완료 후 디지털 루블 플랫폼 도입·이행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번 시범사업 시행을 앞두고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은 최근 진행한 1차 심의에서 디지털 루블 도입과 관련한 다수 법률 개정안을 채택했다.
해당 법률 개정안들은 작년 12월 29일 하원 금융시장위원회 위원장 아나톨리 악사코프 등이 제출한 것이다.
하원이 채택한 '국가 결제 시스템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는 디지털 루블 관련 용어 정의, 디지털 계좌(지갑) 개설·유지·폐쇄 절차 마련 등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이 개정안에는 러시아 중앙은행을 디지털 루블 플랫폼을 운영하는 유일한 기관으로 지정하고 새로운 형태의 국가 통화 도입과 관련한 다양한 권한도 부여했다.
또 '통화 규제 및 통화 조절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서는 디지털 루블을 러시아 연방 통화로 규정하고, 외국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역시 해외 통화로 규정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하원은 개인 동의 및 개인 정보 보호기관 통보 없이 러시아 중앙은행이 개인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개인 정보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서는 2차 심의 때까지 개인정보 보호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내용을 수정하도록 금융시장위원회에 권고했다.
러시아는 2020년 10월 디지털 루블 발행을 위한 검토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후 2021년 12월 디지털 루블 플랫폼 시제품 생산을 완료했으며, 필요한 테스트를 마쳤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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