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최근 중국 금융권 고위직 인사의 사임이 잇따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23일 중국신문망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적 국유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은 지난 21일 왕웨이 부행장의 사임을, 또 다른 국유은행인 농업은행은 장이 부행장의 사임을 각각 발표했다. 같은 날 정저우은행도 왕톈위 회장의 사임을 공개했다.
이에 앞서 19일 중국은행은 류롄거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에는 왕징둥 농업은행 감사장과 구성 교통은행 이사회 비서가 사임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농업은행 리즈청 위기관리 부문 최고책임자도 물러났다.
1월에는 중국은행 부행장이던 왕즈헝, 건설은행 부행장이던 장민, 공상은행 감사였던 우샹장이 각각 물러났다.
이들 은행이 발표한 사임 사유는 나이, 업무 조정 등이다.
금융권 고위직 인사들의 연이은 사임은 시진핑 국가주석 주도로 이뤄지는 금융 부문에 대한 고강도 '정풍' 및 감독 강화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지방 금융기관에 대한 당 중앙의 통제 및 감독 강화를 위해 주요 국유 은행들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인물들을 뽑아 지방 고위 관리로 보내는 흐름이 하나다.
중국은행 부행장을 지낸 천화이위는 하이난성 부성장, 건설은행 부행장을 맡았던 장민은 허난성 부성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는데 이들은 지방 금융 기관에 대한 감독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궈수칭 주석은 지난해 12월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기고에서 금융업무에 대한 당의 영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면서 금융기관별 당 조직에 대한 지방 당 위원회의 영도를 더욱 강화할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이처럼 지방 정부 등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 사례가 아닌 완전 은퇴 사례라면 개인의 비위 문제가 감사로 인해 드러나기 전에 물러나는 '도피성 사임'을 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최근 중국에서 금융 부문은 '정풍' 바람이 강하게 부는 영역이다.
이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거쳐 공개된 당정 조직 개편에서는 당 중앙 금융위원회 및 금융공작위원회의 신설과 국무원 산하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의 신설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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