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중국 정부가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이 가진 알고리즘 기술을 지키기 위해 틱톡을 미국 투자자에 매각하지 못하도록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 정부와 의회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틱톡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추쇼우즈(周受資) 최고경영자(CEO)의 미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 청문회 출석을 하루 앞두고 미국에서 틱톡을 미국 측에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시장 애널리스트와 법률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중국 정부가 틱톡의 기술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고, 2020년 이후 중국 기업의 해외 매각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놓아 매각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에도 틱톡을 미국 투자자에게 매각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았으나 버텨낸 바 있다.
중국 당국은 이용자들을 틱톡에 묶어두는 영상 추천 등 알고리즘을 틱톡 성공의 핵심 기술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 당시인 2020년 8월에 이 기술을 규제 대상에 포함해 관련 기술을 해외에 매각할 때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중국은 이어 지난해 말에는 그런 기술이 국익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해 관련 기술의 외국인 매각을 관리하는 규정을 강화했다.
지난해 3월에는 인터넷 기업들의 추천 알고리즘을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에 등록하도록 하고, 올해에는 문서, 이미지, 오디오를 만들어내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의 사용 규제도 시행했다.
이 같은 관련 규정 강화는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이 중국 당국의 수출 통제 대상임을 의미한다고 윈스턴 마 뉴욕대 로스쿨 교수는 해석했다.
또 TV 방송 등을 총괄 관리하는 중국 국가광파전시총국(광전총국)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곳 소속 고위 관리가 지난주 바이트댄스를 방문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확산하고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천 알고리즘 이용을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이런 움직임 역시 중국 내 가장 강력한 인터넷 기업들을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CNN은 해석했다.
홍콩 소재 투자컨설팅업체 카이위안 캐피털의 브록 실버스 투자책임자는 "중국 정부가 틱톡 매각을 강제하는 미국의 결정에 대한 발언권은 없지만, 이를 최종 승인하는 권한은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특히 (중국 당국이) 틱톡 알고리즘에 대한 통제와 감독 권한을 포기하는 거래를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홍콩 소재 비영리재단 힌릭 재단의 앨릭스 카프리 연구원도 "틱톡의 알고리즘은 데이터의 수집과 전략적 분석의 관점에서 정말 독보적이어서 미국에 넘겨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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