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금리 연 4.25%, 금융위기 후 최고…BOE 총재 "경제 낙관적, 금융 복원력 있어"
스위스 중앙은행, CS발 불안에도 물가 대응…"UBS 인수로 금융 혼란 중단"
(런던·제네바=연합뉴스) 최윤정 안희 특파원 = 영국과 스위스가 최근 금융시장 혼란에도 불구하고 일단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23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4.25%로 0.25%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예상외로 뛴 것으로 발표되면서 이날 BOE의 금리인상은 거의 확실시됐다.
영국의 물가 상승률은 1월 연 10.1%에서 2월 연 10.4%로 오르며 넉달 만에 반등했다.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것이란 전문가들 기대와는 반대 방향이었다.
이번 주 초까지만 해도 BOE가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란 기대가 많았는데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통화정책위원 9명 중 2명은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BOE는 금리가 연 0.1%였던 2021년 12월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쉬지 않고 인상했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과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 등에서 촉발된 금융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BOE는 물가 단속이 더 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BOE의 이달 금리인상 폭은 작년 6월 이후 가장 작다.
또 BOE는 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하락할 것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에너지 요금 지원을 연장키로 한 데 따라 2분기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전망치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금융상품 가격에 반영된 전망은 BOE가 5월에 연 4.5%로 0.25%포인트 올린 뒤 금리인상을 멈춘다는 것이지만 많은 경제학자는 이미 긴축 사이클이 끝났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방송 인터뷰에서 금리 정점에 관해 말을 아꼈다.
베일리 총재는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물가 상승세가 지금 정점을 찍고 있다는 신호가 보인다는 점"이라며 "그래도 물가 상승률이 너무 높고, 하락하기 시작해서 목표(2%)에 도달하는 것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경제 성장세에 관해 전보다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는 "경기침체에 들어설지 갈림길에 서 있다"며 "지금 전보다 다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BOE는 2분기 영국 경제가 소폭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월에 내놓은 전망치는 -0.4%였다.
베일리 총재는 현재 금융시장 혼란이 제2의 금융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BOE는 영국 금융 시스템은 복원력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날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 국립은행(SNB)도 기준금리를 연 1.5%로 0.5% 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최근 국내 2위 투자은행인 CS가 재무위기에 빠지며 금융시장에 불안정성이 확대되는 변수가 있었지만 물가에 대응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SNB는 성명에서 스위스 정부 주도로 UBS가 CS를 인수하며 금융 시장 혼란이 멈췄다고 자평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도 이날 기준금리를 연 3.0%로 0.25%포인트 인상하고 추가 긴축을 시사했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고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16일 0.5%포인트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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