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우려 속 일각선 "이번 美공습, 이란 억지에 불충분"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미군이 시리아 주둔 부대에 대한 드론 공격에 즉각 폭격으로 응수하면서 중동에서 긴장감이 치솟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자국군 보호를 위한 강력 대응 기조를 거듭 못 박았고, 보복 공습으로 인한 시리아 측 사망자가 20명에 육박한다는 집계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25일(현지시간) 미군이 공습한 시리아 동부의 이란 연계 군사시설에서 발생한 사망자가 총 19명으로 늘었다고 영국에 있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를 인용해 보도했다.
사망자는 시리아군 3명, 친정부 민병대원 11명, 시리아 국적이 아닌 전투요원 5명 등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3일 시리아 북동부 하사카의 연합군 기지 시설물이 자폭 무인기(드론)의 공격을 받아 미국인 계약업자 1명이 숨지고 미군 장병 등 5명이 다쳤다.
미국은 드론이 이란제인 것으로 판단, 즉각 시리아 동부에서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 산하 시리아 무장조직이 사용하는 시설물을 폭격했다. IRGC는 미국이 지정한 테러단체다.
미국 측 사망자의 스무배에 달하는 사망자를 내 도발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튿날인 24일 캐나다 방문 중 기자회견에서 공습과 관련, "우리는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명심하라"며 "그것이 바로 어젯밤에 일어난 일"이라고 밝혔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그는 "미국은 역내 테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미국은 이란과의 갈등을 추구하지 않는다, 실수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보복 공격 직후 이란이 지원하는 시리아 민병대가 다시 연합군 시설을 표적으로 한 로켓·드론 공격으로 다시 맞서며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이다.
NYT는 미국 관리들 사이에 이번 사태가 대규모의 전쟁으로 번질 우려도 나온다고 전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미국인 사망의 책임이 이란에 있느냐고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란은 확실히 이들 단체(시리아군과 민병대)를 지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시리아는 2011년부터 심각한 내전을 겪어 왔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는 이란과 러시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미 싱크탱크 중동연구소(MEI)의 찰스 리스터는 "미군의 이번 보복은 이란과 대리인들의 행동을 저지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이란은 자신들의 공격이 지속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깨닫기 전까지 이를 계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과연 '억지 효과'를 보기 위해 더 단호하게 반격할 수 있을지, 아니면 미군에 대한 반복적인 공격을 허용할지에 대한 정치적 질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군은 2015년부터 시리아에 주둔하며 시리아 내 쿠르드족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과 함께 이슬람국가(IS) 잔당 퇴치 작전을 지속하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대(對) 이란 갈등과 관련해 2021년 이후 여러 차례 시리아를 타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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