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도래한 재택근무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최근 공개된 미 노동부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지난해 직원들이 원격근무를 전혀 또는 거의 하지 않았다고 답한 사업장이 72.5%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직원들이 정상적으로 출근한 사업장 비율은 2021년 60.1%에서 12%포인트 넘게 증가했다.
이는 '풀타임'으로 현장에서 근무한 미 노동자가 2021년보다 2천100만 명 늘어났다는 의미라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해 원격근무를 거의 하지 않은 사업장 비율은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 76.7%에 거의 육박한 수준이다.
출근과 재택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채택한 사업장 비율도 2021년보다 13.4%포인트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 증권 등 금융업에서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운영한 사업장 비율이 2021년 44.9%에서 지난해 22%로 반토막 났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 기업들이 직원들의 생산성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 것이 재택근무 축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인력컨설팅회사 로버트해프의 마이크 스테이니츠 선임국장은 WSJ에 "팀원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을 때 혁신, 창의성, 협업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인식이 있다"며 "기업들은 사무실에 있을 때 더 생산적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재택근무가 거의 불가능한 소매, 레스토랑, 숙박업 등에서 고용이 많이 늘어난 것도 정상 출근하는 기업들이 늘어난 배경으로 꼽힌다.
노동부에 따르면 2021년 8월 이후 민간 부문에서 신규 채용된 770만 명의 거의 30%가 레저·접객업과 소매업 종사자로 집계됐다.
반면 정보기술(IT)과 전문직은 여전히 재택근무가 대세다.
테크와 미디어를 포함한 정보 부문에서는 67.4%의 사업장이 아직도 전면 혹은 부분 재택근무를 허용 중이고, 법률과 회계 등 전문사무업에서도 이 비율이 49%나 된다.
완전 재택근무를 도입한 사업장 비율은 지난해 11.1%로 오히려 2021년 10.3%에서 소폭 증가했다. 특히 정보 부문의 완전 재택근무 비율은 42.2%로 전년보다 4.8%포인트 늘어났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미국 노동자들의 원격 근무는 줄어드는 추세로 보인다.
니컬러스 블룸 스탠퍼드대 교수 등 미국과 멕시코 학자 3명의 조사 결과 근로자들이 원격으로 근무한 날짜 비율은 지난 2월 27.7%로 집계됐다.
팬데믹 이전보다는 아직 5배 이상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내내 30%를 넘었다는 점에서 감소세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인력파견회사 맨스파워그룹에 올라온 구인 안내 중 13%가 원격 일자리라는 점에서 재택근무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WSJ은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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