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독일 도이체방크의 부도 위험이 높아지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국내 은행의 입출금 동향에 이상이 없다면서 실시간 점검을 통해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2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주부터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등 금융회사에 대한 입출금 동향을 실시간으로 점검해 대응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형 시중은행의 경우 예금자들의 움직임이 없으며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금리 등에 조금 더 민감할 수 있는데 오히려 예금이 늘어난 곳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 후반부터 국내 은행의 입출금 상황이 많이 안정됐다"면서 "실시간으로 은행 등 금융회사의 입출금 동향을 체크하고 있으며 현재로선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미국 SVB(실리콘밸리은행) 사태 등으로 예금자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실시간 점검을 했는데 예금 보호한도인 5천만원 이상을 보유한 일부 예금자들이 한도를 넘는 액수를 일부 이체한 것 외에는 입출금 동향에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이 SVB 사태 발생 후 금융권 리스크를 점검해보니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1인당 평균 예금액은 200만원대로 크게 높지 않은 수준이어서 고객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부보 예금(예금보험제도 적용을 받는 예금) 가운데 5천만원 이하 예금자 수 비율은 전체의 98.1%라는 점에서 국내에서는 뱅크런(현금 대량 인출 사태) 가능성이 사실상 거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뱅크런 등 경제에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예금 전액 보호' 조치를 대응 카드로 고려할 수 있도록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 점검에도 나설 정도로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현재 국회엔 예금자 보호 한도를 1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 등의 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금융시장 충격 등으로 일시적으로 자금난에 처한 금융회사에 예보가 선제적으로 유동성 지원을 하는 금융안정계정 도입안도 현재 관련 법안이 상정돼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미국 정부 및 감독 당국이 모든 예금자를 보호하기로 함에 따라 시스템적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금융 불안으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고객 자금 유출을 일부 우려하기도 했는데 고객 평균 예금이 소액인 데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도 충분해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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