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TV진행자, 자국 공격시 폴란드·리투아니아 핵공격 주장
(제네바·베를린=연합뉴스) 안희 이율 특파원 =벨라루스 정부가 자국에 러시아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한 것은 서방 국가들의 압력에 대응하고 방어 능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루카셴코 정권의 선전을 담당하는 벨라루스 국영TV 진행자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수도에 핵공격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폴란드는 벨라루스가 강력한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벨라루스 외무부는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 2년 반 동안 우리는 미국과 영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 유럽연합(EU) 국가들로부터 정치·경제·정보 분야에서 전례 없는 압력을 받았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런 상황에서 국가 안보를 우려하는 것은 정당하며 그 위험을 고려할 때 우리는 자체적인 방어 능력을 강화해 대응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 무기를 통제할 권한이 벨라루스에는 없기 때문에 핵무기 배치 계획이 국제 핵 비확산 협정을 위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선전원으로 불리는 리호르 아자로나크 벨라루스 국영TV 진행자는 자국을 공격하면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수도에 핵공격을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이날 국영TV에 출연해 "벨라루스는 핵보유국으로, 우리 영토를 공격하면 전술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는 국가"라면서 "바르샤바는 녹고, 빌뉴스는 가라앉을 것"이라고 말했다.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는 벨라루스에 강력한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한 러시아의 행보는 추가 제재로 이어질 것"이라며 "루카셴코 정권에 대해서는 훨씬 더 강력한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영 방송과 인터뷰에서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양국이 합의했으며 이를 위한 핵무기 저장시설을 7월 1일까지 완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국외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우크라이나·벨라루스·카자흐스탄 내 핵무기를 러시아로 완전히 이전한 1996년 이후 27년 만이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국외 핵무기 배치가 중대한 선을 넘는 무책임한 위협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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