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오<중국 하이난>=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유명 휴양지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28∼31일 진행되는 보아오 아시아 포럼 연차총회(이하, 보아오포럼)는 중국의 코로나19 극복을 과시하는 자리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았다.
올해 보아오포럼은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완화한 뒤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고위급포럼(발전포럼)과 더불어 전 세계 전문가를 중국으로 초청해 진행하는 대규모 국제회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에는 취소됐고 2021년과 지난해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정상적으로 열리는 것은 4년 만이다.
'중국판 다보스포럼'이란 수식어에 걸맞게 올해 보아오포럼에는 세계 전·현직 장관급 인사 92명과 국제기구 수장 11명 등 2천여명이 참석하지만, 방역 정책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었다.
행사가 열리는 보아오 아시아 포럼 호텔에는 29일 오전에만 중국식 현대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협력, 기술 경쟁과 협력, 세계 경제 전망, 중미 기업인 대화, 탄소중립, 친환경 에너지, 기업의 ESG 성과 측정 등 15개의 크고 작은 세션에 동시에 열리면서 참가자와 취재진으로 북적거렸다.
하지만 호텔 내부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보다 착용하지 않은 사람이 더 많았다.
각 세션이 진행되는 회의장에는 의자를 다닥다닥 붙여놓고 각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호텔 곳곳에 배치된 진행 요원들이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는 경우도 없었다.
'제로 코로나'의 핵심 수단인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없었다.
포럼 사무국 측은 사전 공지에서 모든 참가자는 PCR 검사 음성 판정을 받아야 행사장에 들어갈 수 있다고 공지했지만, PCR 검사 유무를 확인하는 사람은 없었다.
지난 3년간 14억 중국인을 옥죈 방역 조치가 완전히 사라진 듯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포럼에 참가했다는 한 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간 것 같다"며 "방역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주의사항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지만,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중국 교육당국은 최근 교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발표하면서 학교가 아닌 곳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국이 유난히 보아오포럼에서 방역 정책을 적용하지 않는 것은 자국을 찾은 세계인들에게 코로나19를 완전히 극복했음을 과시하며 투자 유치를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지도부는 최근 기회만 되면 대외 개방을 강조하며 투자유치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외국인 투자 급감이 경기 불황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최근 발전포럼에 보낸 축전에서 전 세계 기업인들에게 변함없는 대외 개방을 약속했고 중국 경제 사령탑 리창 총리도 취임 일성으로 흔들림 없는 개혁개방 심화를 강조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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