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유럽연합(EU) 주재 중국 대표부 푸충 대사가 교착 상태에 빠진 EU-중국 포괄적 투자협정(CAI)의 부활을 거듭 촉구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전했다.
푸 대사는 지난 28일 발간된 외교 전문지 '디플로매틱 월드'와의 인터뷰에서 EU-중국 포괄적 투자협정(CAI)에 대해 "현재까지 가장 포괄적인 시장 접근을 제공하는 협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통 제조업에서부터 신에너지까지를 예로 들며 "중국은 처음으로 시장 접근에 대한 약속을 EU 내 모든 산업에 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EU는 2020년 12월 30일 거의 7년 만에 CAI 체결에 합의했다.
그러나 2021년 3월 EU가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이유로 중국 관리 4명과 단체 1곳을 제재하자, 중국이 같은 날 유럽의회 의원과 EU 이사회 정치안전위원회 등에 보복 제재로 맞대응했다.
이 여파로 유럽의회는 그해 5월 CAI 비준을 보류했다.
푸 대사는 지난해 12월 취임한 직후부터 CAI 부활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다. EU에 상호 제재를 동시에 철회할 것을 여러 인터뷰를 통해 제안하고 있다. 그러면서 신장에서의 인권 탄압 의혹은 부인했다.
푸 대사는 '디플로매틱 월드'에 "제재 부과에서 누가 잘했고 누가 잘못했는지에 대해 다투는 것은 부질없는 논쟁이기에 원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동등과 상호 이익에 기반하는 한 EU의 다른 제안들에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EU가 전략적 자율성을 행사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이는 그들의 관계가 제3자를 직접 겨냥한다거나 어떠한 제3자에 종속되거나 통제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2021년 미국을 제치고 EU의 최대 무역 파트너가 됐다. EU 수입의 약 5분의 1이 중국산이다.
그러나 중국과 EU 관계는 인권 문제를 둘러싼 제재 주고받기에 더해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층 복잡해졌다.
EU는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은 비판하지 않고 러시아와 제한 없는 우정을 과시하는 것을 비난했다.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에 중국이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내놓은 12개항의 평화 계획에 대해서도 유럽 지도자들은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중국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미국에 대해서는 신흥 세력을 억제하려는 서방의 노력을 이끈다며 공개 비난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유럽에 대해서는 회유하는 톤을 유지하고 있다고 SCMP는 짚었다.
푸 대사는 "EU와 중국 간에는 어떠한 근본적인 이해 충돌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 유럽 지도자들이 잇달아 베이징을 찾을 예정이다.
SCMP는 "이들 지도자는 러시아에 군사적 원조를 제공하지 말라고 중국을 압박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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