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내년 미분양 리스크 현실화…건설사 신용도 영향"

입력 2023-03-3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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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평 "내년 미분양 리스크 현실화…건설사 신용도 영향"
"석유화학기업 등급 하방 압력 지속…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한국기업평가는 부동산 시장의 미분양 리스크가 내년 현실화하면서 건설사들의 재무 여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30일 전망했다.
석유화학 업체들의 경우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메모리반도체 업황은 올해 하반기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됐다.
김현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미분양 발생에 따른 공사미수금 증가는 건설사 운전자본(운영자금)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기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약 7만5천호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치인 2009년 3월 16만6천호의 절반 수준이지만, 최근 10년 내 최대 규모다.
미분양 세대 수, 주택 공급 증가율 등을 고려했을 때 미분양 위험지역으로는 경북과 대구, 대전, 울산, 인천, 충북, 충남 등이 꼽혔다.
한기평이 신용등급을 부여한 국내 21개 건설사를 분석한 결과 내년부터 건설사의 재무 건전성에 미분양 사태가 본격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신용등급이 'BBB' 수준인 건설사는 착공이 지연되는 정비 사업이 많아질 경우 재무 부담이 확대되는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이러한 요소들을 반영해 올해 선제적으로 등급 전망을 변경하는 등 신용도를 조정할 예정"이라며 "동일한 등급 내에서도 계열사 지원 가능성과 자구 계획, 자본 조달 등의 요소가 등급 방향성을 결정하는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의 자급률 상승과 경제성장률 저하, 탈탄소 정책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나프타 분해시설(NCC) 기업들의 경우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등급 하방 압력이 지속할 것으로 우려됐다.
최주욱 한기평 평가1실장은 "NCC 업체들의 수익성은 지난해 저점 이후 점진적으로 개선돼 2025년 고점을 기록할 것"이라면서도 "2025년의 이익 창출력은 2016∼2017년의 업황 고점에 미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실장은 LG화학[051910](AA+·안정적)의 경우 2차 전지 사업을 확대해 석유화학 부문의 부진을 보완할 수 있다고 봤지만, 롯데케미칼[011170](AA+·부정적)은 실적 부진과 대규모 투자 부담 등이 등급 하향 요인으로 작용해 자구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경우 올해 연간 영업실적은 전년 대비 크게 악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제조사들의 감산 효과가 점차 가시화해 하반기 이후에는 업황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000660]는 올해 대규모 영업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부터는 적자 폭이 축소되고 내년 상반기에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송종휴 한기평 평가3실장은 SK하이닉스(AA·안정적)에 대해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공급망 재편 등이 중단기 실적 전망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재무 완충력 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ydh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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