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주 前대만총통 "전쟁피해야"·中쑹타오 "독립·외세 반대"(종합)

입력 2023-03-30 23:24   수정 2023-03-30 23:27

마잉주 前대만총통 "전쟁피해야"·中쑹타오 "독립·외세 반대"(종합)
우한서 회동…둘 다 평화 거론했지만 방점 미묘하게 엇갈려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을 방문 중인 마잉주 전 대만 총통(2008∼2016년 재임)은 중국 장관급 인사와 만난 자리에서 "모든 것을 다해서 전쟁과 충돌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매체인 자유시보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 전 총통은 3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중국의 대만 문제 전담자 중 최고위 인사인 쑹타오 공산당 중앙 대만판공실 주임 겸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장관급)과 만나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은 반드시 교류를 유지하고 공동으로 협력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독립 지향성이 강한 대만 집권 민진당의 차이잉원 현 총통 체제 하에서, 미중 전략경쟁 심화와 맞물려 양안 긴장 지수가 높아진데 대해 직설적으로 우려를 표한 것이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작년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등 계기에 무력에 의한 대만 통일 옵션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마 전 총통은 상대적으로 온건한 대중국 정책을 펴는 국민당(현 야당) 출신으로, 총통 재임 중인 2015년 시진핑 주석과 역사적인 양안 정상회담을 했던 당사자다.
마 전 총통의 '전쟁 회피' 발언은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의 보도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마 전 총통은 또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의 기존 정치적 기초 위에서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추진하고, 양안의 항구적인 평화와 번영을 촉진하며, 양안 중국인의 복지를 향상시키며, 함께 '중화진흥'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아울러 양안이 반드시 대화를 해야하며, 대화를 통해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쑹 주임은 "양안 동포 일가 친척은 92공식을 견지하고, 양안관계의 평화로운 발전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안 동포 혈육의 정과 복지를 끊임없이 증진하고, '대만독립'의 분열활동과 외부세력의 간섭을 결연히 반대하며, 함께 대만 해협의 평화·안정과 중화민족 전체의 이익을 수호하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기 위해 단결·분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 다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언급했고, 현재 대만 집권 민진당 측이 중국과 큰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는 '92공식'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공통 분모가 있었다.
그러나 마 전 총통은 '전쟁 반대'에, 쑹 주임은 대만독립 및 미국의 개입에 대한 반대에 각각 방점을 찍었다. 즉, 마 전 총통은 중국이 무력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나서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고, 쑹 주임은 대만 민진당의 독립 성향과 미국의 대만 문제 개입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쑹 주임은 또 시 주석이 마 전 총통에게 보낸 안부 인사를 전하는 한편, 마 전 총통이 양안 관계 발전을 위해 중요한 공헌을 한 사실을 평가했다고 신화는 전했다.
마 전 총통은 시 주석의 인사를 전해준 것에 사의를 표하고, 시 주석에게 자신의 안부를 전해달라고 쑹 주임에게 당부했다. 마 전 총통은 시 주석을 '시 선생'으로, 쑹 주임은 마 전 총통을 '마잉주 선생'으로 각각 칭했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쑹 주임은 지난 27일 방중한 마 전 총통과 만난 현직 중국 최고위 관리다.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는 중국은 수도 베이징으로 마 전 총통을 불러 들이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판단 하에, 우한으로 고위 당국자를 파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마 전 총통은 중국이 초기에 코로나19를 잘 통제했으며, 이는 전 인류에 대한 공헌이라고 말했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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