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중인 기업 CEO 요청 흔치 않아…"법적 의무부터 다하라"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인수한 소셜미디어(SNS) 트위터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에 면담을 요청했다가 퇴짜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지난해 말 리나 칸 FTC 위원장에게 만남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FTC는 지난해부터 개인정보보호 및 데이터 관리 관행 등을 포함해 트위터에 대한 전방위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조사는 머스크가 인수한 뒤 수천 명의 직원을 해고하면서 트위터가 이용자들의 사생활을 보호할 자원을 충분히 가졌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NYT는 FTC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기업 CEO가 규제기관의 위원장이나 위원들과 면담을 시도하는 것은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FTC 고위직과의 만남은 해당 기업이 FTC의 요청을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것을 확신시키기를 원할 때 성사된다고 NYT는 덧붙였다.
그러나 트위터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FTC의 관련 자료 제출 요청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고, 머스크에 대한 직접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칸 위원장은 이에 머스크 요청을 받은 후 트위터 조사팀 등과 협의를 거쳐 올해 1월 만남을 거부하는 서한을 보냈다.
그는 서한에서 "트위터는 머스크를 포함해 증인들의 증언을 지연시키면서 FTC에 관련 서류를 제공하는 데에도 시간을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요청받은 정보를 FTC에 제공하는 법적 의무를 우선순위에 둘 것을 권고한다"며 "트위터가 FTC의 요청을 모두 수락하면 기꺼이 머스크와 미팅 일정을 잡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썼다.
머스크는 앞서 트위터 내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자들 명단을 제출하라는 FTC 요구에 "헌법에 대한 심각한 공격이자, 정치적 목적을 위한 정부 기관의 무기화"라며 반발한 바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이후 일부 기자들에게 내부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을 부여했는데, 이후 한 기자의 트윗에는 트위터 기밀문서로 알려진 '트위터 파일'(Twitter Files)이 공유됐다.
여기에는 트위터가 지난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의 노트북에서 유출된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 기사를 검열하고, 특정 글이 전파되지 않도록 하는 등 대선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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