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산인 경우 독일 승인 필요…폴란드, 실제 생산지 어딘지 함구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는 미그-29기의 생산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슬로바키아에 이어 이르면 다음 달 우크라이나에 미그-29기를 지원할 예정인 폴란드는 해당 전투기의 생산지가 구동독이 아니라고 밝혔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안보보좌관 야체크 시에비에라는 31일(현지시간) 독일 dpa통신과 인터뷰에서 2주전 6주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약속한 미그-29기 4대와 관련해 "이는 독일산 전투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폴란드는 2002년 독일로부터 미그-29기 전투기 23대를 구매했다. 이는 독일 연방군이 구동독군으로부터 인계받은 전투기다. 폴란드 공군은 이 중 12대 이상을 여전히 보유 중으로, 이들 미그-29기는 계속 폴란드군에 의해 활용될 것이라고 시에비에라 안보보좌관은 설명했다.
폴란드가 구동독군의 미그-29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려 한다면, 독일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는 독일산 무기 구매 시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
시에비에라 안보보좌관은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는 미그-29기의 생산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는 "작전상의 이유로 추가적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밝히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는 미그-29기를 1989년 소련에서 12대 구매하고, 6년 후 체코에서 10대 구매한 바 있다.
앞서 두다 대통령은 지난 16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페트로 파벨 체코 대통령과 회담 후 연 기자회견에서 "향후 수일 내 우크라이나에 미그-29기 4대를 넘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원은 향후 4∼6주 이내에 이뤄질 수 있다는 게 폴란드의 설명이었다.
폴란드는 이어 향후 수개월 내 미그-29기 6대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할 계획이다. 폴란드 언론은 이들 전투기가 우크라이나에 공급되면 한국과 미국 전투기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그-29는 러시아의 4세대 전투기로 러시아를 비롯해 냉전 시절 소련에 속했던 공산권 국가들과 친소·친러 국가 등 30여 개국에서 운용하고 있다. 북한의 주력 전투기 역시 미그-29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직후부터 서방에 러시아의 공습으로부터 방어가 가능하도록 전투기 지원을 요청해왔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아직 소련산 미그-29기를 운용하는 국가는 폴란드, 슬로바키아, 불가리아다.
슬로바키아는 지난 23일 우크라이나에 약속했던 미그-29 전투기 13대 가운데 4대를 처음 우크라이나에 전달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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