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소식통 인용, "대만 군시설 마비 목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만나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적시에 대만의 특정 군사 시설을 마비시키기 위해 전자전(電子戰·Electronic Warfare)을 구사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홍콩 명보가 소식통을 인용해 2일 보도했다.
전자전은 전자 장비를 활용해 적의 통신을 교란하거나 네트워크를 해킹해 피해를 주고 이를 아군이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군사 활동이다.
명보는 베이징의 소식통을 인용,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의 회담이 중국의 핵심 이익을 침해한다면 인민해방군은 막강한 역량을 과시하기 위해 대만의 특정 군사 목표물을 대상으로 전자전을 개시해 이를 완전히 마비시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소식통은 해당 군사 목표물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명보는 또한 이 소식통이 해당 정보를 전한 시점은 차이 총통이 매카시 의장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경유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 전이었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9박 10일간 일정으로 미국 뉴욕을 경유해 중미 수교국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기 위해 미국 현지시간으로 3월 29일 오후 첫 경유지인 뉴욕에 도착했다.
그는 뉴욕에 약 48시간 체류하는 동안 현지의 대만 출신자들이 주최하는 연회와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주최 행사에 참석했다.
차이 총통은 이후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한 뒤 대만으로 돌아가는 길에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경유 형식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차이 총통이 경유지인 로스앤젤레스에서 미국의 의전 서열 3위인 매카시 의장을 면담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펑롄 대변인은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의 접촉이 이뤄지면 "반드시 결연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중국 관영 매체들은 군사적 대응 조치 가능성을 거론했다.
명보는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 외신들은 대만 주변에서 벌어진 인빈해방군과 미군의 전자전 대결이 미군의 승리로 끝났다고 보도했다"며 "당시 인민해방군은 펠로시가 탄 비행기의 정확한 궤적을 감지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전자전 장비에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베이징 소식통은 인민해방군이 전자전을 통해 대만의 군사 목표물을 마비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펠로시의 대만 방문 당시 대만의 여러 편의점 TV 화면에 '전쟁 상인 펠로시는 대만을 떠나라'는 자막이 뜨는 일이 발생했고, 대만 총통부·외교부·국방부·타오위안 국제공항 등의 전산시스템이 한때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등 중국발 사이버 공격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이어졌다.
당시 펠로시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대만 섬을 포위하는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벌였던 중국은 차이 총통이 미국을 방문하자 연일 대만을 겨냥한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앞서 보훙후이 대만 국방부 부부장(차관)은 차이 총통의 해외 방문 기간 중국의 군사훈련 실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중국의 과거 수법에 대해 모두 파악하고 있으며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 국방부는 총통의 순방 기간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중국의 모든 행동에 대해 "대처방안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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