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유' 대만 총통, 미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만나

입력 2023-04-02 14:43   수정 2023-04-03 17:42

'미국 경유' 대만 총통, 미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만나
5일엔 하원의장과 면담 전망…미 하원 외교위 의원들 6일 대만 방문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경유 형식으로 미국을 방문하면서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은 차이 총통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를 만났다고 미국 매체 '펀치볼뉴스' 등을 인용해 2일 보도했다.
차이 총통은 중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오는 5일 다시 미국을 경유할 때 로스앤젤레스(LA)에서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언론들은 차이 총통이 이번 순방에서 미국 연방하원의 거물 2명을 만나게 된다며 최근 온두라스와 단교로 수세에 몰린 대만 집권당이 외교 부문에서 성과를 올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와의 만남과 관련해 대만 총통부는 차이 총통이 미국을 방문하는 동안 미국 측 우호 인사들과의 상호 신뢰와 암묵적 이해를 바탕으로 교류를 마련한다면서 적절한 시기에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차이 총통이 오는 5일 LA 방문 때 레이건 도서관에서 연설하고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할 예정이며 마이크 갤러거 미·중 전략경쟁특위 위원장도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달 30일 차이 총통이 참석한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주최 행사에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도 갈 것으로 알려졌으나 불참했으며 백악관의 차이 총통 경유와 관련한 브리핑이 취소되는 등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는 대만 언론의 지적도 나왔다.
양융밍 전 대만 국가안전회의(NSC) 부비서장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런 조치를 통해 중국과 대화 및 소통 재개를 회복하고자 하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바닥으로 떨어진 미중 관계의 개선을 위해 이런 방식으로 중국과의 대화 재개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차이 총통의 방미를 두고 연일 반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특히 매카시 의장과 만난다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중히 위반하는 것이라며 "결연한 반격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해 8월 2∼3일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 중국군은 즉각적인 대만 봉쇄 군사훈련을 벌여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랴오댜치 대만 중산대 정치학연구소 교수는 백악관의 브리핑 취소와 폼페이오 전 장관의 불참은 미국의 신호라며 매카시 하원의장과의 회동이 대면이 아닌 화상으로 진행하는 등 타협안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대만 자유시보는 마이클 맥콜(공화당·텍사스) 하원 외교위원장이 오는 6일 위원회 소속 의원 8명과 함께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방문단은 대만 정계, 군 고위급 인사와 만나 대만해협의 정세를 파악하고 오는 8일 차이 총통을 예방한 후 대만을 떠날 예정이라고 자유시보는 전했다.
이번 미 의회의 방문이 미국의 대만관계법 제정 44주년을 맞아 이뤄지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jinbi1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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