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자발적인 생산 축소를 깜짝 발표하면서 유가가 급등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세계 경제에 추가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미국 정부가 반발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1년 새 장중 최고인 8%나 오르면서 배럴당 81달러(약 10만6천원)를 웃돌았다.
앞서 OPEC+는 다음 달부터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50만 배럴(bpd)을 감산하는 등 모두 116만 bpd를 감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달부터 3개월간 50만 bpd 감산을 발표했던 러시아도 감산 기한을 연말까지 연장했다.
시장은 그동안 OPEC+가 생산 규모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국제 원유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해 수요가 급감하면서 올해 1분기에 2020년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 경제의 반등이 올해 고유가를 지지해 줄 것이라는 낙관론이 확산했지만, 은행 위기에서부터 프랑스 파업에 이르기까지 단기 리스크에 무게가 실리면서 선물가격이 요동쳤다.
미국 백악관은 OPEC+의 결정이 잘못된 것이라면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에 초점을 맞춰 원유 생산 및 소비국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가는 지금도 높은 상태가 유지되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물가 압력을 안정시키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전 세계 중앙은행들을 고심에 빠뜨릴 수 있다.
투자자들은 OPEC+의 기습적인 감산 발표가 있기 전에는 연준이 5월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OPEC+가 과거에 비해 상당한 가격 결정력을 가지고 있다"며 "오늘 기습적인 감축 결정은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그들의 새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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