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대비 임대료 65%·매매가 137% 상승"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최근 포르투갈에서 집값이 급등해 거리 시위가 벌어질 정도라고 CNN 방송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주말 수도 리스본을 비롯한 도시 곳곳에서는 시민 수천 명이 모여 최근 수년간 치솟은 집값과 정부의 부동산 실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열었다.
리스본 내 주택 등 임대료는 2015년 이후 65% 뛰었고 매매 가격도 137% 상승한 상황이라고 현지 부동산 시장 정보 업체 '콘피덴시알 이모빌리아리우'는 집계했다.
지난해에만 평균 임대료는 전년 대비 37% 올랐는데, 이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나 프랑스 파리보다 높은 상승률이라고 또 다른 부동산 업체 '카사파리'는 전했다.
리스본에서 방 하나짜리 원룸 아파트의 평균 임대료는 1천350유로(약 191만 원) 수준이라고 한다.
이날 시위대는 '집을 갖는 것은 권리이지 (집주인의) 특권이 아니다', '집에서 쫓아내는 걸 멈춰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나와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리스본 시위에 참여한 리타 실바는 "오늘날 주택 위기는 심각하다"면서 "이는 사회적 비상사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위 참가자 눈시오 헨지는 "내 연봉은 리스본 평균보다 높은 데도 집값이 너무 비싸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포르투갈은 서유럽에서 가장 경제상황이 좋지 못한 국가 중 하나다. 지난해 근로자 50% 이상이 월 1천 유로(약 142만 원)도 벌지 못했다. 지난달 기준 인플레이션율은 8.2%에 달한다.
낮은 임금과 치솟는 집값, 이어지는 물가 상승으로 포르투갈에서는 젊은 세대를 비롯한 각계각층이 고통받고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외국인이 부동산 투자를 하면 거주 비자를 내주는 '황금 비자' 제도를 지난달 폐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신통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런 정책만으로는 단기간에 주택 가격을 낮출 수 없다는 것이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디오고 구에라는 "집을 구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매일 같이 듣는다"면서 "직업을 가지고 있어도 집에서 쫓겨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포르투갈 내 많은 주택이 관광객을 위한 에어비앤비 등 숙박 시설로 바뀐 탓에 기존 세입자가 퇴거당하면서 생기는 일이라고 구에라는 설명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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