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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3일(현지시간) 러시아 유명 군사 블로거가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로 사망한 사건의 배후에 관해 세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텔레그래프지에 따르면 첫번째 후보 그룹인 우크라이나 비밀 정보기관은 동기가 뚜렷하다.
이번에 사망한 군사 블로거 블라들랜 타타르스키는 본명이 맥심 포민으로, 일반적인 저널리스트가 아니라 러시아 전쟁의 나팔수였다.
러시아 용병집단 와그너의 대표로부터 후원받는 유명 선동가였고, 완전 무장한 채로 사진을 찍곤 하는 전투원이었다.
그는 블로거, 종군기자, 민병대라고 불렸으며, 탈옥 무장강도 출신이라는 이력도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어떤 기관이 이번 공격을 벌였는지는 의문이다.
이 사건은 작년 8월 모스크바 인근에서 발생한 다리야 두기나 사망 사건과 비슷한 점들이 있다고 텔레그래프지는 전했다.
두기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인 극우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로, 차량 폭발로 숨졌다. 두긴은 이 차에 같이 타려다가 막판에 일정을 바꿔 살아남았다.
러시아는 나탈랴 보우크라는 여성을 우크라이나 공작원이라며 용의자로 지목했으나, 우크라이나는 이를 부인했다.
텔레그래프지는 두 사건 모두 러시아 중심부에서 벌어졌고, 여성 공작원이 전달한 소형 폭탄이 연루됐으며, 사망자는 선동가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한 미국 관리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배후라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러시아도 의심받을 여지가 있다.
타타르스키는 와그너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국방부와 벌인 전쟁에서 충실하게 싸웠다.
이번 사건 장소가 프리고진 소유 카페였던 점은 그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의도로 여겨지기도 한다.
친 우크라이나 측에선 러시아 정보기관 총정찰국(GRU)이 나섰다고 본다.
한편, 프리고진이 정부와 관계없는 급진적 집단의 활동이 활발하다고 말하는 등 제3자 가능성도 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 소행이 아닌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텔레그래프지는 2014년 크림반도 편입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지도자 등 친러 인사 여럿이 배후가 밝혀지지 않은 폭탄 사고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대부분은 사망자들이 폭력적이고 통제가 잘 안되는 인물들로, 러시아 정부가 이 지역을 관리하는데 성가신 존재여서 제거됐다고 본다.
타타르스키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출신으로 과거 침공을 이용해 범죄 이력을 털어 버리고 애국주의와 폭력에 기반한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냈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2014년 은행강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친러 인사들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장악하자 탈옥해 이에 합류했고 사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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